대학 등록금 책정에 대학당국이 학생회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와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2일 한국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박철 총장과 학생회는 2010학년도부터 학생회가 참여하는 '등록금 위원회'를 구성해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학생회는 '대학본부는 2009년 12월 등록금 위원회를 설치해 학생들과 등록금 책정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이를 적극 반영한다'는 항목이 들어 있는 합의문을 공개했다. 합의문에는 총학생회장과 손동호 학생처장이 서명했다.
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교 측이 등록금을 결정하고 나서 '조정위원회'를 열어 학생회 등의 불만을 접수한 사례는 있었으나 결정 과정에 직접 학생회를 참여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구두 합의만 된 상황이고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학생들과 완전한 합의 없이는 고지서 자체가 발송되지 못하도록 이 제도를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등록금 위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큰 틀에서만 합의가 됐을 뿐 학생회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 처장은 "총학생회와 등록금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은 맞지만 위원회의 인적구성과 업무의 성격 및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