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승구 과학관장의 클릭 사이언스] 6. 프라스티네이션

인체 플라스틱처리 영구보존우리의 몸을 흔히 작은 우주라고 한다. 사람의 몸은 인간이 감히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신비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우리 몸의 내부는 지금까지 의학관련 종사자들 이외의 일반인들에게는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세계였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질병을 앓거나 병으로 죽는다. 많은 의사들은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인체 각 기관의 기능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병을 고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얻기도 한다. 조선시대 한의학자인 허준도 스승의 유언에 따라 그 스승의 시신을 해부했던 유명한 일화도 있다. 이처럼 해부학은 의학의 기초학문으로 매우 중요시 여기는 분야이다. 지금처럼 건강과 생명의 소중함이 강조되는 환경에서는 질병치료의 원인을 밝히고 각종 장기의 역할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하여 많은 인체 해부가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해부학도 눈부신 발전을 하였는데 그 결과가 바로 '프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이다. 프라스티네이션은 유기체의 조직을 살아있는 듯한 상태로 해부 표본화하여 영구보존하는 혁신적인 해부학 기술이다. 기존의 표본 보존법 대신 플라스틱을 특수처리하여 인체내에 주입하는 과정을 통해 살아있을 때의 인체 특징을 완벽하게 유지시켜 완성시킨다. 죽은 사람의 몸은 산화작용으로 인하여 부패하게 된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예전에는 포르말린이라는 용액에 담가서 보존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장기간 보존하기 어려우며, 포르말린 용액 자체가 유독성이고 냄새가 심한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프라스티네이션은 진공주입을 통해 인체 조직 및 지방세포의 수분을 반응성 플라스틱, 실리콘 고무, 에폭시수지, 폴리에스터 등으로 교체하였기 때문에 표본 자체가 건조하고 냄새가 없으며, 영구적으로 보관하기가 쉽다. 또 인체세포와 미세한 피부주름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직접 만져볼 수 있고 연구용으로 사용하기가 매우 편리하다. 이런 까닭에 세계 350여 개 연구소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가치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서울과학관에서는 프라스티네이션으로 제작된 다양한 인체표본과 동물표본을 중심으로 '인체의 신비 한국순회전'이 열리고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신비한 몸의 세계, 그 비밀의 문을 여는 인체의 신비 한국순회전은 생명에 대한 경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는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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