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그간 상대적으로 등한했던 여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액세서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물밑에서 여성복 브랜드를 인수하고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그 증표다. 코오롱은 여성복 강화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맞춘다는 복안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패션사업부인 FnC부문은 최근 핸드백과 여성 구두등을 만드는 고가의 패션잡화 브랜드 '쿠론'을 인수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쿠론의 대표였던 석정혜 디자이너를 FnC 부문 이사로 영입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현재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 등 향후 브랜드 운영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인수는 코오롱의 약점으로 지목돼 온 여성복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전 예열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코오롱의 패션 부문 포트폴리오를 보면 남성 정장(캠브리지멤버스, 맨스타, 지오투, 브렌우드 등), 남녀 캐주얼(시리즈, 헨리코튼 등), 아웃도어(코오롱스포츠), 골프(엘로드, 잭니클라우스 )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지만, 숙녀복이나 액세서리 등에서는 브랜드가 손에 꼽을 정도다. 여성 정장 브랜드의 경우 지난 1977년 시작해 1999년 접은 '벨라'가 유일했고, 액세서리는 '제옥스'와 '지미추'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가 포트폴리오상의 구멍을 메우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코오롱 측도 이런 관측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여성복을 보면 산드로, 쿠아 등 캐주얼 브랜드는 갖췄지만,클래식한 숙녀복 쪽에는 내세울 만한 게 없다"며 "쿠론 인수도 여성복 시장 강화라는 큰 틀에서 나온 첫 성과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외 유수의 여성복 브랜드를 놓고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기존 코오롱 브랜드와 중복되지 않으면서 시너지가 가능한 매물 위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