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명박 'BBK 특검법' 전격 수용

16일밤 긴급 회견 '동영상 파문' 진화나서<br>盧대통령 재수사 지시…막판 최대변수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16일 밤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당론으로 거부해온 ‘BBK 특검법’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대선후보 합동토론회가 끝난 뒤 여의도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대통합민주신당은 “내가 BBK를 직접 설립했다”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육성이 담긴 동영상 CD를 공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정성진 법무부 장관에게 BBK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하도록 지휘권 발동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이날 저녁 긴급간부회의를 소집, 검찰의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17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개된 동영상 내용이 ‘BBK사건’ 수사결과에 “하등의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정동영 신당, 이회창 무소속, 권영길 민주노동당, 이인제 민주당,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일제히 이명박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 반면 이명박 후보 측은 실체적 진실과 다른 폭로공세에 불과하다며 맞섰다. 이에 따라 대선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명박 후보가 이 같은 변수에도 대세론을 유지해 대선승리를 굳히느냐, 아니면 정동영ㆍ이회창 후보가 대역전극을 펼쳐 ‘판세 뒤집기’에 성공하느냐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특히 신당이 17일 ‘이명박 후보 특검법안’의 강행처리를 예고해 이명박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대선결과 승복 등 ‘BBK사건’의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 신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명박 후보의 광운대 최고경영자과정 강연(2000년 10월17일) 동영상 CD를 공개했다. 신당이 배포한 녹취문에 따르면 이 후보는 당시 강연에서 “요즘 제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했다. 해서 올해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생각해서 정부에 제출해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라며 “나라가 참 걱정이다. 그리고 국민께서 많이 허탈해하실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장 후보를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BBK사건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선대위 관계자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당당하게 대응하라”라고 지시한 뒤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있지만 그 당시 김경준을 치켜세워주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동영상 내용을 검토해봤지만 수사과정에서 나왔던 각종 언론 인터뷰 등과 유사한 내용으로 수사 결과에는 하등의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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