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 진입 허용을 놓고 증권사가 금융당국에 ‘진입 차단’을 요청하면서 양 측의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증권사 대표는 지난 7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에서 “은행의 원금보장형 ELS 시장 진출은 불완전판매의 위험성 등이 있기 때문에 불허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하고 협의를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금보장형 ELS는 그 동안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돼 금융투자업자만 발행할 수 있었지만 최근 금융위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만들면서 은행과 기업도 발행ㆍ판매가 가능하도록 바꿨다. 파생결합증권의 범주가 너무 넓어 규제가 지나치다는 지적 때문이다.
원금보장형 ELS는 전체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며 올 상반기에만 3조 9,587억원 어치가 발행됐다. 게다가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금보장형 ELS에 대한 관심이 커져 올해 10조원 이상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ELS시장이 확대되면서 은행의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은행들은 아직 공개적으로 ELS시장 진출을 밝히진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전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원금보장형 ELS와 유사한 주가연계예금(ELD)을 판매해 온데다 신탁을 통해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취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그 동안 공개적으로 반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강한 어조로 반대 의사를 드러내며 ‘먹을 거리’ 챙기기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