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C바르셀로나 유소년 축구캠프] "창의력 키워줘야 한국의 메시 배출"

“노 롱 패스(No long pass).” 갈색 머리의 축구 코치가 고함을 치자 10~16세 소년들이 일제히 멈췄다. 코치는 몇몇 소년들에게 주의를 주며 연신 짧은 패스를 주문했다. 8대8로 미니게임을 펼치던 소년들의 플레이가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혼자 드리블하다가 전방을 향해 뻥뻥 차던 ‘동네축구 플레이’는 사라졌고 수비 진영부터 패스가 유기적으로 이어졌다. 17일 제주시 애월근린공원 축구장에서 펼쳐진 FC바르셀로나 초ㆍ중학생 축구캠프는 영하의 날씨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뜨거운 축구 열기가 솟구쳤다. 스페인프로축구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의 코치들은 미래의 태극전사들에게 바르셀로나 축구의 핵심인 패스 플레이를 전수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평가 받는 FC바르셀로나는 한 박자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유명하다.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끈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카를레스 푸욜, 헤라르드 피케 등은 FC바르셀로나에서 물 흐르듯 유연하고 간결한 패스로 소속팀의 황금기를 불러왔다. 바르셀로나는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국왕컵, 프리메라리가(정규리그)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이른바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이날 유소년 캠프를 지휘한 카를로스 구에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기술감독은 “볼을 점유하고 있어야 결국 슈팅을 할 수 있다. 볼을 빼앗기지 않는 패싱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패스 훈련과 더불어 돋보인 점은 창의력 강화 연습. 구에노 기술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축구 플레이에 맞지 않는 부분만 지적할 뿐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에 대해선 간섭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유소년들은 팀플레이가 강하고 희생정신이 돋보인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경직돼 있고 창의력이 부족한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코치들은 유소년 캠프에서 조력자 역할만 한다. 획일적인 지시를 내리거나 특정 플레이를 강요하지 않았다. 어린 유망주들의 부모도 한 발짝 물러나 있어야 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이 비밀 키워드를 “아빠, 제가 플레이하게 내버려 두세요(Papa, degame jugar)”라고 일컫는다. 구에노 기술감독은 “어른들이 불필요하게 간섭하면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릴 수 없게 돼 리오넬 메시 같은 창의성 있는 선수가 나타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 뺏기, 드리블, 대인마크 등을 놀이와 접목해 훈련한 축구 유망주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았다. 캠프에 참가한 이상재(11ㆍ서울 안산초4) 군은 “축구를 하다 보면 힘든 때도 많은데 오늘은 정말 재미있게 공을 갖고 놀았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메시’를 키우는 FC바르셀로나 축구캠프는 오는 21일까지 1차가 이어지고 2차는 24~28일 펼쳐진다. 이 행사는 서울경제신문과 코리아이엠지가 주최하고 대교눈높이교육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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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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