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내에서 다제내성균 감염이 확인됨에 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유행한 신종플루의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다제내성균 NDM-1 CRE는 일명 슈퍼박테리아로 불리지만 치료가 가능하고 일반인들은 사실상 감염이 될 확률이 없어 지나치게 불안할 필요가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항생제 남용이 부른 공포= 다제내성균은 항생제의 잦은 처방으로 스스로 내성을 지니게 된 균을 말한다. 이번에 발견된 뉴델리형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 CRE)을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항생제라고 불리는 카바페넴계열에도 듣지 않기 때문이다.
NDM-1 CRE는 요로감염, 폐렴, 패혈증 등의 감염질환을 일으키는 균종 등에서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니는데 최초 발생지인 인도,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영국, 호주, 미국 등을 거쳐 중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번에 감염이 확인됐다.
◇다제내성균이 슈퍼박테리아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NDM-1이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개념의 슈퍼박테리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의종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NDM-1 CRE가 우려되는 것은 기존에 흔히 쓰던 세팔로스포린이나 카바페넴계열 항생제에 듣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다제내성균도 사용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티게사이클린, 콜린스틴 등 두가지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불안감 경계해야= 다제내성균 감염은 의료현장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감염된 2명도 수도권의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장기 입원한 50대 남성과 70대 여성으로 면역력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실시한 추가검사에서 NDM-1균이 더 이상 분리되지 않았다. NDM-1 감염 문제에서는 완전 치유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영선 질병관리본부 병원내성과장은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면역력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균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NDM-1에 감염된 14개국 370명 중 사망자는 벨기에서 1명 밖에 없다.
하지만 복지부는 바이러스가 내성을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해 항생제의 오남용을 줄이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