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인사] 경영 일관성·조직 안정 택했다

불투명한 환경 현진용으로 정면 돌파… "초일류社 도약 지속"<BR>기술직군 전진배치 가속… 199명 무더기 승진<BR>신규임원 작년수준 452명 "차세대 CEO 육성"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11일 뚜껑을 연 삼성그룹의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재계 주변에선 그동안 삼성이 올해 과감한 변화를 선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과는 사장단 대부분의 유임으로 나타났다. ◇사장단 유임의 의미=이번 인사에서 CEO가 교체된 곳은 삼성물산 상사부문 1곳 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홍콩법인의 선물투자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입어 CEO 교체가 예상돼 왔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구조본 수뇌부를 비롯해 윤종용 부회장 등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 김징완 사장 등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등 중공업 계열, 배정충 사장 등 삼성생명·화재 등 금융 계열의 사장 체제가 커다란 틀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2006년을 겪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경영의 일관성과 조직의 안정, 결속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 사장단 진용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글로벌 초일류를 향한 도약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사회 일각의 반삼성 기류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수사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정면으로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직 전진배치 가속화= 삼성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술직을 전진 배치했다. 연구개발을 포함해 기술직군 승진자는 199명으로 전체의 44%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선포한 ‘기술 준비경영’을 경영 현장에 적극 실천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술직 신임 임원 승진자는 99명으로 전체 48%에 달한다. 삼성의 기술직 전진배치는 갈수록 원천기술 확보 등 기술경영이 중요해 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신규사업 구상을 위해서는 기술직의 현장경험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는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거둔 임직원에 대해서는 삼성 최고 권위의 상인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시상하고 과감한 승진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차세대 CEO 후보군 육성= 임원 승진 규모는 452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455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성과있는 곳에 승진있다’는 삼성의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여실히 반영됐다. 특히 삼성그룹은 지난해 선포한 ‘기술준비경영’을 경영 현장에 적극 실천하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기술직군의 임원 승진을 대폭 확대했다. 연구개발을 포함해 기술직군 승진자는 199명으로 전체의 44%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기술직 신임임원 승진자는 99명으로 전체 48%에 달한다. 과거에 비해 부사장, 전무 등 고위 임원의 승진 규모를 대폭 확대해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과 전무 승진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0명에 달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승진이 유보된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움직임에 대해 감시의 눈초리가 날카로워 지는 상황에서 굳이 ‘발탁’이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승진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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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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