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맞이해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새 드라마를 선보인다. 계절 분위기에 맞게 새 드라마들은 겨울외투 같은 답답함을 던져 버린 상쾌한 코미디류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 역시 기억상실증, 임신 등 기존에 수없이 우려먹은 소재들에 기대고 있어 시청자들의 환호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지난 수 개월간 월ㆍ화 오후 10시대를 평정한 KBS는 지난 해부터 이어온 KBS 특유의 코믹 터치를 지켜나간다. 양사에 밀려 월ㆍ화 오후 한 자릿수대 시청률의 치욕을 겪은 SBS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웅시대’를 종영한 MBC 역시 각각 새 드라마로 평일 드라마 왕좌 탈환에 나선다. KBS는 7일부터 월ㆍ화 오후 10시 미니시리즈 ‘열여덟 스물아홉’을 방영한다. 톱스타 부부가 이혼하러 가는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깨어나 보니 아내가 18살 때 기억으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소재지만 어두운 색채를 걷고 인터넷 소설 특유의 가벼운 줄거리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영웅시대’ 뒤를 이어 7일 시작하는 MBC ‘원더풀 라이프’는 싱가포르에서 만나 하룻밤을 지낸 대학생 커플이 임신을 하며 겪는 우여곡절을 담아낸 드라마. 해외의 호화로운 풍경, 임신이라는 충격적인 소재에 기댄 탓에 드라마가 뜨건 부진하건 시청자들 사이에 논란의 여지는 사라지지 않을 듯 하다. 수목극 ‘슬픈 연가’ 후속인 ‘신입사원’ 역시 23일 첫 전파를 탄다. 대기업의 전산 착오로 입사하게 된 한 신입사원의 좌충우돌을 주인공 역을 맡은 에릭이 코믹하게 그려낸다. SBS는 21일 ‘세잎클로버’ 후속으로 ‘불량주부일기’를 시작한다. 지난 해 최고의 히트작 ‘파리의 연인’ 작가 강은정이 집필한 ‘불량주부일기’는 회사에서 쫓겨나 전업주부로 변신한 남편의 고민과 사회에 뛰어든 아내의 에피소드를 가볍게 표현한다는 계획이다. 중견탤런트로 자리매김한 손창민과 신애라가 부부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