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최경주 인터뷰 "상상도 못했던 기적같은 일"


“12년전 이 코스에서 라운드를 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전장이 너무 길고 바람이 강해 내 평생 절대 언더파 스코어를 못 낼 줄 알았습니다.” 최경주(41ㆍSK텔레콤)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PGA투어 초창기 멤버 시절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는 지난 1999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이사 와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대회장인 소그래스TPC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그는 “매일 플레이를 해도 결코 쉽지 않았다”며 “한국에선 바람의 영향이 거의 없는 인도어 연습장에서 샷을 했었다. 바람을 직접 맞으면서 긴 코스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내 골프 재능으로는 도저히 언더파 스코어를 낼 수 없었을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매일 언더파를 기록하며 이 코스에서 우승을 일궈낼 지는 상상도 못 했고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승의 원동력으로 노련함을 내세웠다. “오늘 경기를 치르기 전에 두 가지를 결심했다”는 그는 “갤러리들의 환호에 흥분하지 말고,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에 절대 압박을 받지 말자고 다짐했고 결국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는 관록이 큰 힘을 발휘했다. 그는 “데이비드 톰스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했을 때 갤러리들의 함성은 마스터스 대회를 방불케 했다”며 “톰스를 응원하는 미국 팬들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늘 1m 남짓한 퍼트를 여러 차례 놓쳤는데 18번홀에서는 내 리듬을 잘 유지했고 결국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30대 젊은 선수들과의 우승 경쟁에 대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젊은 선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경기에 나서고 생활하는 게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경주는 자신의 캐디인 앤디 프로저에게도 이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가 16번홀(파5) 티샷 실수로 버디 사냥이 힘들어지면서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그 때 프로저가 “걱정하지 마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줬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놀라운 역전승을 일궈내게 됐다. 그는 “프로저는 필드에서 내 아내 같은 존재”라며 “항상 유쾌하고 즐거운 기운을 주는 조력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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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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