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美 자국외교 기본부터 알아야

파이넨셜타임즈 11월 12일자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서 가장 큰 손실은 미국의 국제적인 위상이다. 미국은 강경한 ‘하드파워’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신 그에 반대되는 ‘소프트파워’를 방치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미국의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다. 최근 BBC방송의 조사에 따르면 두명 중 한명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리차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차관이 주도한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보고서는 이러한 미국의 평가에 대해 대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미국에 ▦연맹ㆍ파트너십과 국제기관을 주목하라 ▦외교정책 목표를 전환하라 ▦인적 요소를 경제와 결합하라 ▦미국의 리더십을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접목시켜라 ▦미국의 주 외교 의제인 대테러전쟁을 버려라고 조언했다. 이는 테러리즘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테러에만 모든 것을 맞추다 보면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체는 미국이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접목을 통해 효율성이 높은 ‘스마트파워’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의 제안은 전혀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한 국가의 정부가 이러한 제안을 필요시 고려해 적용한다면 외교와 국방에서도 의심의 여지 없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어디까지’에 대한 고민이다. 설득력은 부족해 보이지만 이 보고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미국 외교정책의 목적은 미국이 국제사회 이익의 동인으로서 탁월한 우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매우 고매한 목표다. 하지만 오만한 부분도 있다. 혹자는 부시 대통령의 ‘자유수출’에 대한 의욕을 떠올릴 수 있겠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이 같은 우월성을 장기화하는 것이 진정 다른 국가와 국민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인가. 이것이 다른 국가들이 동의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목표일까. 보고서는 미국이 아니면 줄 수 없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는 것이 답이라고 했다. 아마 몇 개는 있겠지만 수만 가지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하드파워의 한계를 알고 소프트파워에 증진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 외교의 기본부터 먼저 분석해야 한다. 그 이상은 너무 앞서는 것이다. 그러면 그 힘(파워)이 얼마나 현명(스마트)한지에 상관없이 충분히 바라는 성과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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