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진정한 江의 소리 들으라


'도롱뇽 알 천지'였던 천성산이 무당개구리ㆍ가재가 살아 숨쉬는 '생태 낙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고속열차가 지나가는 천성산이 생태낙원이 될 수 있었던 데는 환경운동가들의 역할이 컸다. 도롱뇽 소송을 통해 사업기간 연장이나 사업비 증가는 있었으나 천성산은 국민 모두가 지켜봄으로써 환경적으로 생태적으로 더 많은 기술적 배려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지난해 7월22일, 일부 환경단체 회원이 남한강 살리기 사업구간인 이포보와 낙동강살리기 사업구간인 함안보를 기습 점거했다. 그들은 4대강 사업을 강의 생명을 파괴하는 사업이라 주장하며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점거 당시 환경단체의 주장은 4대강 사업의 구체적인 환경문제보다 다소 모호하고 정략적인 것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답답한 주장이 바로 '강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사업 내용이 너무나 명백한 현장이기에, 그 실체를 증명하는 데 1년이면 족한 현장이기에 점거농성은 별 탈 없이 정리됐다. 1년이 지난 지금 경작지로 사용되거나 자갈과 모래로 방치됐던 하천변은 생태습지로 혹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완만한 저수로는 콘크리트가 아닌 흙으로 다듬어져 풀빛을 토해내고 있다. 낮고 좁은 수로를 지나던 강물은 깊고 너른 강을 지나면서 더없이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우리 삶의 기반은 자연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삽질'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던 시절은 지났다. 환경과 생태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한 삽도 뜰 수 없다. 자연을 위해 삽질이 필요하기도 하다. 사업을 실행하는 정부나 기업도 이를 받아들여야 하며, 감시하는 국민도 이를 믿어야 한다. 천성산 도롱뇽 소송, 4대강 점거농성 등에 대한 환경운동가들의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그들을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한 데는 국가의 책임도 있다. 생태학자인 필자는 이런 일들로 결코 환경운동이 위축돼서는 안되며 오히려 책임 있고 신뢰받을 수 있는 환경운동의 방향성을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