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대외적으로 밝힌 투자계획 외에 5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계획을 극비리에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시기는 내년부터 3년간이며, 주요 투자대상은 차세대 자동차와 방위산업 장비 및 생산설비 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현대차그룹 투자계획(대외비)’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은 내년부터 2007년까지 ▦연료전지차ㆍ수소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에 1조원 ▦자동차 전자사업 확대에 1조원 ▦첨단자동차 소재 개발 및 설비투자에 5,000억원 ▦엔진ㆍ변속기 등 자동차 파워트레인에 5,000억원을 각각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또 ▦소하리,서산,창원,부평 등지의 공장 신증설에 5,000억원 ▦모비스ㆍ위아 등의 자동차 모듈사업 확대에 5,000억원 ▦자동차 부품 국산화 확대에 3,000억원 ▦환경기술연구소 설립 등 용인 연구단지 추가개발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국방예산 증가에 대비, 신형 전차, 함포 등 차세대 방산장비 개발 및 생산설비 투자에도 5,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같은 추가 투자계획은 현대차그룹이 ‘5ㆍ25 청와대 회동’ 이후 대외적으로 공식발표한 총 22조원의 국내외 투자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현재까지 ‘대외비’로 분류돼 있다.
현대차 그룹이 이 같은 추가 투자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경쟁사를 의식한 탓도 있지만, 아직 국내외 투자여건이 불확실한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당면과제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더욱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한편 현대차 그룹은 2010년 이전에 ‘글로벌 톱5’로 올라서기 위해 투자확대와 함께 인력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07년까지 매년 1,000명 규모의 연구개발(R&D) 고급 인력을 선발, 현재 6,200명인 국내 R&D 인력을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해외 R&D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충, 현재 400명에서 1,2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은 또 2010년 국내외 50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공장 설립 및 증설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국내투자의 경우 올해 4조5,769억원에 이어 2005년 4조318억원, 2006년 3조9,662억원, 2007년 4조3,604억원 등 앞으로 4년간 16조9,353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해외투자도 올해 미국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 건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건설 등에 지난해보다 69.0% 늘어난 1조2,181억원을 투자하고 이어 2007년까지 총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미래형 자동차 부문에 자원을 집중 투입, 생산 규모는 물론 품질ㆍ브랜드ㆍ시장선도력 등에서도 확실한 글로벌 톱5에 올라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