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식명가 미래에셋 "이젠 채권명가로"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007년 국내주식형펀드로 '박현주 신드롬'을 일으키며 '주식명가'로서의 명성을 날렸다. 당시 '미래가 산 종목은 오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래에셋의 주식 선택ㆍ운용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랬던 미래에셋이 최근에는 주력무기를 주식이 아닌 채권으로 바꿔 달고 있다. 효자였던 주식형펀드는 저조한 수익률과 자금유출로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한 반면, 채권상품 및 펀드는 꾸준한 자금 몰이에 성공해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4조7,357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연초 후에도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환매 물결에 6,754억원이 빠져나가며 운용사 중 출혈 규모가 가장 컸다. 해외주식형펀드 역시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2조1,152억원이나 이탈했다.


수익률도 썩 좋지 않다. 2007년 미래에셋이 야심 차게 내놓았던 인사이트 펀드는 설정 후 수익률이 -20.52%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한때 설정액이 4조6,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 펀드의 최근 설정액은 2조1,950원으로, 설정액에 수익분을 반영한 순자산은 1조8,2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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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채권형 펀드들은 지난해 해외채권형 6,015억원, 국내채권형 304억원의 순유입을 보이며 선전했다. 최근 수익률도 채권형 펀드 평균을 소폭 웃돌며 양호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의 국내채권형펀드 최근 1년과 5년 수익률은 5.37%, 30.89%로 유형평균(5.03%, 29.01%를 웃돌았다. 해외채권형펀드 역시 1, 5년 수익률이 각각 5.94%, 49.01%로 유형평균(5.36%, 43.59%)보다 높았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헤지펀드가 아닌 미래에셋맵스운용의 채권 기반 헤지펀드에 800억원(기관 자금 포함)을 투자하기도 했다.

채권 강세는 증권 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브라질 국채 상품을 내놓았던 미래에셋증권은 현재까지 약 7,610억원 규모를 판매했다.

또 브라질 국채 중개서비스가 1,490억원을, 월지급식 글로벌 채권(브라질) 상품이 6,120억의 돈을 빨아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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