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골프] 김동규 성악가

이 세상 누구나 직업이란 걸 갖고 있을 것이다. 취미 또한 다들 한 가지쯤 갖고 있다. 자신의 직업보다도 취미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대부분의 경우가 `노래`와 `골프`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노래가 직업이고 취미가 골프인 나는 누가 뭐래도 참 행복한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골프에 대한 호기심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 몰랐다. 아마도 마음이 힘들 때 골프를 시작했고 또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기에 더더욱 그렇게 된 것 같다. 정말 노래와 골프는 잘 어우러지는 한 쌍이라는 생각이다. 수 많은 테크닉과 규칙, 리듬, 속도, 또 한없는 핑계거리까지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흔히들 골프는 힘을 빼야 한다고 한다. 노래는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소리가 만들어지는 성대, 발음이 만들어지는 혀, 입술, 턱 등 모든 것의 힘이 빠진 상태라야만 좋은 노래가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힘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골프도 모든 힘이 임팩트 때 모아져야 비거리를 낼 수 있듯이 노래도 횡격막과 복근의 임팩트가 있어야 비거리(성악가는 마이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거리`라고 표현했음)를 낼 수가 있다. 리듬 또한 마찬가지다. 박자를 전혀 못 지키는 사람을 `박치`라고 한다면 스윙을 일정한 템포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몸치`라고 한다. 노래나 골프나 힘의 배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처럼 `노래는 생각하는 예술이고 골프는 생각하는 운동`이다. 얼마 전 네덜란드의 한적한 도시 크로링헨에서 `루시아`를 공연할 때였다. 리허설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참 특이한 광경을 봤다. 한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한 손에 아이언 몇 개와 퍼터를 들고 가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참 보기 힘든 모습이었기에 따라가 보니 역시 골프장이었다. 우리도 골프가 특정 층만의 운동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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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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