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동성 랠리 온다"… 메가톤급 호재에 불붙은 코스피

한국 신용등급 상향도 한 몫 "연내 2,200까지 상승 가능성"<br>"실물경제 회복속도 아직 더뎌" 지나친 낙관론엔 경계 목소리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위원회(FOMC)가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3차 양적완화(QE3)를 단행하자 시장은 놀라움 속에 환호성을 질렀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버냉키 서프라이즈'에 화답하며 쌍끌이 매수에 나서 코스피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무디스와 피치에 이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상향 조정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6.89포인트(2.92%) 급등한 2007.5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포인트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4월18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날 하루 외국인이 1조2,812억원을 사들이면서 올 들어 두번째로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관도 2,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밤 사이 미 FOMC가 기대 이상의 QE3 정책을 내놓아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독일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유로안정화기구(ESM)가 다음달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게 된데다 이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내 재정위기국에 대해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OMT)'을 시행하기로 하며 유로존 리스크가 완화된 점이 버냉키 효과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의 OMT 시행으로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상황"며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의 QE3 시행은 변동성 장세에서 유동성 장세로의 전환을 빠르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해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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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 시각은 지수선물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2,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200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7.85포인트(3.03%%) 급등한 266.60포인트을 기록, 강한 프로그램 매수세(1조2,471억원)가 유입됐다.

글로벌 양적완화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세계 자금 흐름도 안전자산에서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QE3 시행 후 유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 저금리 기조, 소비ㆍ투자심리 개선 등의 효과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귀금속ㆍ비철금속ㆍ곡물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며 "과거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때 국내 증시에서 북미계 외국인 자금의 중장기적 순유입이 가속화됐던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이들 자금의 유입이 한국 증시 레벨업을 이끌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력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며 그동안 코스피지수가 박스권(1,750~1,950포인트)을 벗어나 연중 최고점이었던 2,050포인트선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확대조치로 외국인 자금이 이머징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국은 대만 등의 이머징시장보다 경기와 펀더멘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연내 코스피지수는 2,200포인트 부근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물경제 회복이 여전히 더딘데다 유럽 재정위기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불안요소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유동성 확대정책과 유럽의 자금 지원 로드맵이 나왔지만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부채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전 고점인 2,050포인트선을 뚫기는 힘들 것"이라며 "결국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는 기업의 실적회복 여부가 증시 상승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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