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폭스바겐코리아가 출시한 신모델 300대가 판매 개시 5일 만에 매진됐다. 첫 공수된 수입차 수백여대가 단 며칠 만에 동이 났다는 것은 잠재 고객들이 그 차의 출시를 기다렸고 시장에 나오자마자 계약을 했다는 얘기다. 어떤 차였기에 고객들의 반응이 그토록 폭발적이었을까. 바로 골프 1.6 TDI 블루모션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골프의 인기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골프 TDI는 지난해 국내에서 2,889대가 판매돼 디젤 모델 중 1위를 차지한 차다. 꾸준한 인기가 다시 열광 수준으로 바뀐 이유는 뒤에 붙은 '블루모션(Blue Motion)'이라는 수식어 때문이다. 폭스바겐의 블루모션. 폭스바겐이 주요 완성차 메이커 중 고효율의 지평을 넓히는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폭스바겐은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친환경 기술과 브랜드들을 하나로 아울러 블루모션이라고 명명했다. 따라서 폭스바겐의 모델 중에서 연비 성능이 가장 좋은 모델만이 블루모션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유럽 소비자들의 30% 이상이 블루모션을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폭스바겐의 기술은 브랜드화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에는 파사트 블루모션, 골프 블루모션, 폴로 블루모션 등이 '2010 월드 카오브더이어'에서 '올해의 그린카'로 선정됐다. 이렇게 유명한 블루모션 모델들 중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차가 바로 골프 블루모션이었던 것. 순식간에 매진된 이유다. 친환경과 고효율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지만 성능 역시 뒤처지지 않는다. 최고출력은 105마력(4,400rpm), 최대토크는 25.5㎏.m(1,500~2,500rpm)다. 정지상태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2초, 최고 속도는 시속 190㎞에 달한다. 1,600㏄ 엔진이라고, 또 블루모션이라고 해서 골프가 주는 운전의 즐거움이 다소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다. 골프 그 특유의 탄력과 역동성은 2.0 TDI와 같은 수준으로 느껴진다. 이 차의 최대 강점인 공인 연비는 리터당 21.9㎞에 달한다.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인사이트 등 하이브리드카에 버금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22g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이지만 한번 주유로 1,200㎞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놀라운 연비의 비결은 신기술이다. 우선 최적의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는 7단 DSG변속기가 적용됐다. 클러치 방식인 7단 DSG는 무게가 약 24㎏ 가볍고 동력전달 효율이 높기 때문에 연비 측면에서 유리하다. 차가 정지했을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게 하고 다시 움직이면 작동해 약 6%의 연비개선효과를 가져오는 '스타트-스톱 시스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비축해 전체적인 자동차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에너지 회생 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도 장착됐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블루모션으로 또 한번의 대박을 기대하는 듯하다. 순식간에 팔린 출시 기념 모델에 이어 지난 8일부터 16인치 알로이 휠과 가죽 패키지 옵션이 추가된 모델을 3,190만원(부가세 포함)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라인업까지 늘리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골프 블루모션과 함께 CC 블루모션 판매에 들어갔다. 이 차 역시 TDI엔진과 DSG변속기를 달아 최대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과 리터당 17.1㎞의 연비를 자랑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향후 제타 블루모션 등으로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블루모션의 코리아 돌풍이 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