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은 지난 수년 동안 말 그대로 '슬픈 시간'을 보냈다. 정부 당국이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진입을 막았다가 외국 업체에 시장을 속절없이 빼앗겼고 중소기업의 점유율도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잘못된 규제임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시간은 늦었다.
당국은 어쩔 수 없이 LED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할 길을 다시 열어줬다.
LED 조명 시장에 LG전자가 4년 만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하려 벼르고 있다. 국내 LED 조명 완제품 시장 규모는 올해 20% 성장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광효율을 높이고 무게는 줄인 LED 조명기구 4종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하는 조명은 형광등을 대체할 수 있는 LED 직관등과 LED평판조명·고천장등·다운라이트다. LG전자 관계자는 "광효율을 기존 우리 제품 대비 53% 향상 시켜 전기료를 아끼면서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LED 평판조명의 경우 빛이 고르게 굴절할 수 있도록 간접광학 기술을 적용, LED 칩 개수를 줄여 무게도 낮췄다. 순수 알루미늄 재질을 채택한 산업용 고천장등도 무게가 감소해 설치가 용이하다고 LG전자 측은 강조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LED TV의 LED 칩 배열기술과 노트북·에어컨 발열 제어기술은 물론 유통망까지 기존 사업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조명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LED 조명 신제품 출시는 4년 만이다. LG전자는 그간 주문자부착상표생산(OEM) 방식으로 조명 기구를 우회 제작해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2012년 조명 완제품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의 직접 진출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조명 완제품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시장점유율은 72%에서 69%로 더 떨어졌다. 대기업이 빠지자 필립스·오스람 등 외산 기업의 시장 잠식이 심화한 것이다. 이처럼 불합리한 규제로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동반위는 올 1월 조명기구를 중기 적합업종에서 제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