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이집트 즉각 권력 이양 촉구

부통령과 과도정부 구성 논의

이집트 국민들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일(Departure Day)'을 선포하며 11일째 대대적인 시위에 나선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의 즉각적인 권력이양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임기 내에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며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30년 권좌의 비호세력인 미국까지 확실하게 등을 돌림으로써 무바라크의 퇴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4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집트의 권력이양 작업이 당장 시작돼야 한다"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하야를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사퇴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 상원도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사임 압력을 가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행정부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과도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무바라크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집트 내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이날을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일'로 선포, 10만명 이상의 시위대가 나일강의 '카스르 알나일' 다리부터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까지 행렬을 이어가며 '떠나라' '오늘은 마지막 날' 등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또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대선출마 의사를 밝힌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시위대의 박수세례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차기 대권을 둘러싼 유력 인사들의 행보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퇴진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물러날 의사가 있지만 국가 혼란을 우려해 사임하지 않겠다"며 임기 도중에 사퇴할 뜻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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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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