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출소자들의 '큰 누나' 임영현 "출소 청소년 갱생 돕는게 사회전체 위한 길"

98년부터 '쉼터'마련 "평생 봉사하며 살래요"

“상민이 너, 다시 한번만 술먹고 운전하면 누나가 와서 혼내줄꺼야” 지난해 출소 화곡동의 다가구 주택에서 살며 택시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상민(가명)씨의 집을 찾은 임명현 사장은 서류로만 알고 있던 김씨를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생처럼 다독였다. 임 사장은 엠시스퀘어로 유명한 대양 E&C의 대표이사로 코스닥 여성 갑부를 꼽으면 항상 순위 안에 드는 여성 CEO다. 벤처 업계 여성 CEO로만 임 사장을 안다면 이는 그를 ‘띄엄 띄엄’ 아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갱생보호공단에서 처음으로 출소자들을 위한 주거지원사업을 했어요. 주공에서 저소득층을 위해 제공하는 다가구ㆍ다세대 임대주택을 좀더 저렴한 가격에 출소자들에게 지원해주는 거죠. 지난 한해 매달 열 가구 이상을 심사해서 총 148가구를 입주시키느라고 공단 사람들이랑 고생 많이 했는데 오늘 현장에 한번 가보는 거죠. 잘 살고 있는지” 지난 8일 임 사장의 출소자 가정 방문길에 동행했다. 그는 회사 경영에 바쁜 시간을 쪼개 하루를 왕창 비웠다. 그는 간편한 차림으로 쌀과 고기를 차에 싣고 지난해 입주시킨 출소자들을 찾아 나섰다. 임 사장과 함께 처음으로 들른 곳이 바로 김씨의 집으로 김씨는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살다가 지난해 출소했다. 운전면허가 있어 김씨는 택시기사로 취직은 했지만 7살 난 딸과 아내와 같이 살 곳이 막막했다.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 다행히도 지난해 출소자대상 주거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화곡동의 18평짜리 다가구 주택에 살고 있다. “집에 보일러는 잘 들어와? 불편한 건 없지? 술 마시지 말구 열심히 살아. 누나가 지켜 볼꺼야” 임사장은 법무부 갱생보호 분야에서 관심있는 기업가 수준을 넘어서서 ‘내부인사’ 취급을 받는다. 지난 98년부터 출소한 청소년들 사회적응 프로그램, 여성 출소자들을 위한 쉼터 마련 등 물심 양면으로 출소자 사회적응을 위한 봉사에 힘을 쏟아 왔다. 그러나 임 사장의 이런 선행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 이러고 다니는 거 회사 직원들도 잘 몰라요. 나 좋아서 하는 건데 뭐 알릴 필요가 있나요” 험하다면 험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걸까.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관심이 갔어요. 처음에는 소년원에서 나온 청소년들 상대로 봉사활동하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임 사장은 이날 하루 설렁탕 한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서울 뿐 아니라 수원, 인천까지 열가구가 넘는 집을 하루 종일 돌면서 갱생사업에 대한 에너지를 쉴새 없이 쏟아냈다. “사회가 출소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게 결국은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꺼냐구요? 평생 해야죠. 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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