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1,000P시대 다시오나

주식투자자에게 새해 소망을 물어보면 대부분 주가가 오르고 더 나아가 한맺힌 지수 1,000포인트선 돌파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난 89년 이후 지금까지 경제 규모는 3.7배나 증가했으나 주식시장은 13년 전 지수인 1,000포인트를 돌파하지 못하는지 답답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증시가 제자리걸음하는 첫번째 이유는 과다한 공급물량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89년은 주가 1,000포인트 시대가 열린 것과 함께 포항제철과 한국전력 등 주요 공기업의 매각이 이뤄진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수자금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대거 늘어나 결국 수급균형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일은 94년에도 반복됐다. 가파른 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 증시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막대한 정부 보유주식이 공급됨으로써 다시 시장은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마지막 1,000포인트 돌파 시도가 있었던 99년에도 코스닥 시장에 무수히 많은 벤처기업들이 등록되면서 주식시장은 또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두번째는 상장기업의 이익이 너무 출렁거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80년대 후반의 3저 호황 이후 한국 기업들의 이익 수준은 완만한 하락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는 상장기업의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는 수모를 맛보기도 했다. 아무리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싶더라도 한해 흑자, 그 다음해 적자를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걸림돌은 배당수익률이 형편없이 낮다는 점이다. 91년 이후 2001년까지 한국 상장기업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7%로 80년대의 평균 배당수익률 7.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한국 주식시장은 올해에도 다시 1,000포인트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고 하겠다. 올해에도 실적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익의 변동성 측면에서는 분명히 과거와 단절하는 모습을 보일 것 같다. 더 나아가 배당에 신경 쓰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도 1,000포인트 돌파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대목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의 개선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를 투자자들에게 주지 못하는 한 새로운 시대는 요원하다고 할 것이다. 안정적인 실적개선과 높은 배당수익률을 실현시킴으로써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사고방식을 조금씩 수정하는 것만이 1,000포인트 안착을 위한 지름길이라 할 것이다. <윤태순 한화투자신탁운용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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