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출 추락 비상인데… 구멍 뚫린 FTA

한·아세안 FTA 불구 印尼 관세인하 불이행<br>수십개 품목 피해에도 무역보복도 생각 못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뻥 뚫린 한국
수출 추락 비상인데… 구멍 뚫린 FTA한·아세안 FTA 불구 印尼 관세인하 불이행수십개 품목 피해에도 무역보복도 생각 못해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7일 경기도 안양의 ㈜이오테크닉스를 방문해 수출 애로사항을 들었다. 홍 장관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자세로 단 1만달러의 수출이라도 더 늘어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는 지난 주 장관 공식일정을 잡을 때는 없었다. 하지만 7월 수출증가율이 -8.8%를 기록한데다 최근 수출시장이 계속 나빠지자 마련한 것이다.

지경부는 동시에 이날 비상수출대책반을 가동한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이처럼 수출은 비상인데 정작 다른 곳에서 구멍이 뚫렸다. 그것도 현정부가 가장 큰 치적으로 내세우는 경제정책 가운데 하나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한ㆍ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FTA에 따라 인도네시아가 국내 기업에 관세인하를 해줘야 함에도 일부 품목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수출을 늘리자고 FTA를 했는데 정작 업체들은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이날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관세인하 시행기간이 지났음에도 일부 한국산(産) 제품에 관세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품목도 열 가지가 넘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ㆍ아세안 FTA에 따라 아세안에 속한 인도네시아는 관세철폐 및 감축 일정에 따라 관세를 낮춰야 하지만 의무이행 기간이 지났는데도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 두자릿수 이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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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재정부와 외교부는 '관세혜택을 받지 못하는 품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품목 수와 피해시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9월 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된 아세안과의 FTA를 발효시켰다. 인도네시아도 FTA 협정에 따라 관세를 인하해야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올 1월1일까지 일반품목군에 해당하는 상품에 대해 모두 관세를 철폐하도록 우리 정부와 약속했다. 민감상품은 품목에 따라 관세철폐 및 인하 기간이 더 길다.

정부는 인도네시아가 관세인하를 이행하지 하지 않자 내부 대책회의를 열어 인도네시아 측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방도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흔한 무역보복 조치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고의적으로 그러는 것 같지는 않고 아직 정부 시스템 등이 우리나라에 비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대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역으로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수출은 비상인데 정작 맺어놓은 FTA에 대한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문제 아니겠느냐"며 "일차적으로는 인도네시아에 책임이 있지만 우리 정부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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