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수출비상...돌파구는 있다] 1. 고부가 수출이 활로

환율불안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국내외 무역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특히 고부가가치 주력상품이 빈약한 한국의 수출산업은 소폭의 환율변동에도 수출이 좌우되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무역전문가들은 『상품수출 중심의 교역구조로는 국가 무역수지 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21세기를 맞아 서비스·용역 등 무역의 영역을 확대 발전시켜나가는 새로운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또 제조업 중심의 수출일변도 산업정책에서 벗어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리즈를 통해 수출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본다.【편집자 주】 「굴뚝 없는 수출산업」을 육성하자 (1) 상품 중심의 무역개념을 관광·서비스·용역 수출로 확대 발전시키자. 최근들어 갈수록 높아지는 선진국의 보호무역 장벽과 각종 덤핑 보복조치, 수출경쟁국들의 가격인하 공세 등이 파상적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한국호」가 거센 풍랑을 맞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산업자원부가 잠정 집계한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89억4,100만달러. 이 기간 동안 수출은 57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2.5%의 실적을 기록한 반면 수입은 484억달러로 13.4%가 늘어났다. 이 정도 실적으로는 연초 정부가 목표했던 무역수지 250억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수출 확대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조기에 벗어나려는 국가목표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역전문가들은 『단순한 상품수출 중심의 무역개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 거세질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각국간의 통상마찰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며 『빈번해진 인적·물적 국제교류 흐름에 주목, 아시아 교역시장을 대상으로 한 항만산업과 관광산업 등 「굴뚝 없는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0년대 이후 수출입국의 기치를 내세운 정부의 각종 정책은 상품수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돼 있었다』며 『상품 중심의 수출구조는 일본산 고급제품과 중국 및 동남아산 중저가 제품에 치이는 상황에서 더이상 설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결국 「달러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품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책과 사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은 이와 관련,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입지조건에 주목하면 새로운 무역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며 『국제적인 항만을 개발해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발전시켜나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상품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해상운송의 경우 소형 선박과 대형 선박의 가격경쟁력은 비교할 수조차 없다』며 『우리나라의 해안은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 아시아의 중심 항만국으로 발전시켜나간다면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전역의 선박수송을 장악, 막대한 달러를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전시회 및 컨벤션산업·관광산업 등도 달러 부가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산업으로 주목된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APEC 투자박람회를 통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투자자들은 줄잡아 3,000여명 정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이번 투자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투자유치 실적은 제외하더라도 호텔 숙박 및 쇼핑·관광유발 효과 등으로 1,000만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특히 선진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권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각종 투자박람회나 국제회의를 유치해 벌어들일 수 있는 굴뚝없는 수출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관광공사 관계자 역시 『외국 관광객 1명을 유치하면 컬러TV 1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파급효과를 갖는다』며 『바다를 그리워하는 12억의 중국인구와 한국을 찾아오는 연 425만명(입국수속 기준) 가량의 외국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관광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최근 상품 중심의 무역개념을 서비스·용역 분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연안지역 중심으로의 산업 재배치 동북아 물류거점화를 위한 국제항만 구축 한국을 경유하는 외국인들까지 포함한 종합관광대책 마련을 제시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단기적인 무역정책 및 무역수지 관리방안도 중요하지만 달러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형기 기자 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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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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