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동산활성화 법안, 국회는 외면 말라

정부가 5ㆍ10부동산대책의 법제화 작업에 돌입했다. 분양가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재건축부담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기 위한 법 개정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 투기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장치를 경제여건과 시장상황 변화에 맞춰 고치는 것이다. 지난달 5ㆍ10조치가 발표됐음에도 부동산시장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낡은 규제라도 풀지 않으면 부동산 경기는 더 깊은 수렁으로 가라앉을 최악의 상황이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권 가격이 낮은 아파트가 속출하고 심지어 은행대출금보다 집값이 싼 깡통주택이 나타나는 게 현주소다. 더 늦기 전에 가능한 모든 자극을 줘야 할 판이다.


그러나 국회가 걸림돌이다. 정부가 개정안을 내도 국회가 외면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부동산활성화 법안들은 18대 국회에서도 야당의 반대로 자동 폐기된 전례가 있다. 다주택자와 단기 주택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경감 법안도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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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3개 법안은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취득세와 같은 거래세를 낮추는 게 효과적이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사정을 고려하면 당장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그러니 양도세 중과조치라도 풀어야 한다. 가계빚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당은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난색을 보이는 모양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대한상의 회장단과의 면담에서 "정치적 논란이 있는 만큼 실무검토가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올 강남 같은 지역에서 분양가 거품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안은 모든 지역에서의 상한제 폐지가 아니다. 주택가격 동향과 청약경쟁률 등을 감안해 존치지역을 두는 보완장치가 있다.

야당의 편협한 시각이 더 문제다. 일부 집 부자들에게 이익이 생기는 것을 막는 데 집착할 것이 아니라 대국적 시야를 가져야 한다. 부동산시장이 죽으면 이사업체, 가구점, 인테리어 업체와 같은 수많은 연관 자영업자들이 함께 몰락한다. 건설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는다. 부동산 3개 법안은 국회가 편견에 사로잡혀 외면할 것이 아니다. 민생 차원에서 적극 수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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