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1억톤 규모의 대형 석유비축기지를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에 건설, 중국 국내 및 동남아시아 수요에 대응키로 했다.
23일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을 방문한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과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이와 함께 석유ㆍ천연가스 및 기타 광물자원에 관한 양국간 협력과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은 사우디가 역점을 두고 있는 주바일 항만 석유화학산업단지에 66억리얄(약 1조7,40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이번 방중에는 압둘라 국왕과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대규모 무역대표단이 동행, 양국 교류협력확대 방안에 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
사우디 국왕의 중국방문은 지난 90년 양국의 국교수립 이래 처음이다.
압둘라 국왕으로서는 지난해 즉위 이래 첫 해외 공식 방문이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압둘라 국왕의 방문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양국의 이번 만남은 사활을 건 에너지 확보전에 나선 중국과 거대 시장을 잡으려는 사우디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1~11월 사우디로부터 수입한 원유가 전체 수입량의 17%인 2,000만톤에 달하는 등 원유수입에서 가장 많은 부문을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다.
또 사우디 국영석유공사는 지난해 중국석유화학공사 등과 35억달러를 공동투자, 중국 푸젠(福建)성에 정유공장을 건설키로 하는 등 양국 기업간 투자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