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비아 반군 임시정부 수립… 동서 분단?

총리이어 재무장관에 친미성향 인사<br>최대부족 카다피 지지로 긴장 고조<br>반군 "국가 분열 사태 좌시 안겠다"

리비아 반정부군이 임시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시정부 총리와 재무장관 등 주요 인사는 개혁적인 성향에 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임시정부 수립을 계기로 리비아 동부ㆍ서부가 남한과 북한처럼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AP통신은 리비아 반군이 재무장관으로 알리 타로니(60) 미국 워싱턴대 경제학교수를 지명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타로니 재무장관은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감옥생활을 한 후 지난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한 인물이다. 그는 이후 리비아 시민권이 박탈된 후에도 미국에서 카다피 정권 반대 운동에 참여해왔다. 타로니는 리비아중앙은행(LCB)과 다른 은행들의 벵가지 지점에서 이미 상당한 현금을 확보했으며 해외 각국 정부가 동결한 리비아 국부펀드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할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전날 마흐무드 지브릴(59) 국가위원회 비상위원장을 총리로 내세운 임시정부는 이로써 대강의 체계를 갖추게 됐다. 물론 타로니 자신도 "반군은 생각만큼 조직돼있지 않다"고 밝힐 정도로 아직 남은 과제가 많지만, 알리 자이단 국가위원회 대변인은 "다국적군의 공습이 10일만 더 계속된다면 분명히 반군이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 등 서구 진영에선 이슬람이 아닌 친미 성향의 인물들로 리비아 임시정부가 구성되자 가슴을 쓸어 내리는 분위기다. 지브릴 임시정부 총리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강의까지 했으며, 앞서 국가위원회는 "세속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문서에서는 지브릴 총리가 '개혁파', '미국적 시각을 가진 진지한 협상 대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임시정부 수립으로 인해 리비아가 동서로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군 임시정부는 반군의 거점인 동부지역의 벵가지에서 세워졌으며, 카다피 정부는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장악하고 있다. 리비아 최대 부족인 와르팔라족 등이 카다피 편에 서면서 양쪽의 긴장도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반군은 이번 사태가 국가의 분열로 치닫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군은 "리비아 수도는 트리폴리 한 곳뿐"이라며 "리비아 서부를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해방시켜 나라를 통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어 방송인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에 관한 출구전략은 이번 주께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을 포함한 다국적군은 공습 6일째인 현재까지도 현재 작전 목표나 지휘체계를 명확히 하지 않아 국내외에서 비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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