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관련주들이 실적부진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져나오며 일제히 급락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태웅과 현진소재 등 풍력 관련주들의 실적이 오는 3ㆍ4분기는 돼야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코스닥시장에서 태웅은 전날보다 12.29% 떨어진 5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째 연속 하락으로 52주 최저가도 다시 썼다. 동국S&C(12.25%), 평산(11.94%), 용현BM(9.09%), 현진소재(8.06%) 등도 급락하며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8.06% 내린 현진소재는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급락은 지난주 말부터 풍력주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용현BM은 분기보고서 공시에서 올 1ㆍ4분기 영업손실이 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발표한 동국S&C와 현진소재의 1ㆍ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풍력주들의 실적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예고된 것이지만 이날 증시 전체의 부진 속에 풍력주들의 실적악화가 더욱 부각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등지에서 풍력 관련 부품업체들이 증가하며 경쟁이 심화된 것도 해당 업체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체들 간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전체 풍력시장이 과거에는 연간 30% 정도 성장했지만 올해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마저 경쟁사들이 나눠 갖기 때문에 개별 풍력업체들이 예전처럼 고성장을 거듭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풍력주들의 수주가 자꾸 지연되면서 실적 회복 시기가 3ㆍ4분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은행들이 대규모 대출을 줄이게 돼 풍력발전 시설 조성 사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현재 정보기술(IT)ㆍ자동차 위주의 매수세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풍력주들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기존 보유자들의 경우 추격매도 보다는 실적이 개선될 3ㆍ4분기 이후를 겨냥해 보유하고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3ㆍ4분기 이후 주가 회복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 보유자는 지금 팔기보다 좀더 들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