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한민국은 지금 세일중] 깊어진 불황으로 꽉 닫힌 지갑 열자… 내리고 또 내린다

지난 21일 AJ렌터카는 금융감독원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공모희망가를 8,000~9,000원으로 제시했다. 당초 시장에서 1만원 안팎에 될 것이라는 예상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OCI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국고채 가산금리를 당초 0.25%~0.30%포인트에서 0.35%포인트로 올렸다. 기관들이 참여를 기피하면서 채권 금리를 올려 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 공모가를 낮추는가 하면 회사채 발행 금리를 높이는 등 투자자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바겐세일에 돌입했다.


4월까지만 해도 회사채 발행 금리를 터무니없이 낮게 불렀던 기업들이 최근 금리수준을 잇따라 높이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최근 풍산은 3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을 발행하면서 금리 수준을 3.7~3.8% 수준으로 하려 했지만 기관들의 참여가 부진하자 어쩔 수 없이 3.88%로 0.08%포인트 높였다. 이에 앞서 SK C&C도 2,500억원 가량(5년 1,000억원, 7년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발행금리를 당초 계획보다 높였고 E1, CJ CGV 등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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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도 마찬가지다. 오는 27일과 28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는 피앤티의 주당 평가액은 2만4,404원이었지만 발행 희망가는 이보다 34~42% 이상 낮은 1만4,000~1만6,000원을 제시했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공모가를 높게 책정했을 경우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공모가격을 높게 잡을 경우 우선 기관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까닭에 회사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희망공모가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희망공모가격 밴드의 상단에서 공모가격이 결정되는 이유도 이미 가격을 낮춘 결과”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와 투자자문사들은 수수료를 인하하며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투자자문 업계 1위인 브레인의 경우 1.5%인 고객 대상 일임 상품 선취 수수료율을 최근 절반 이상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금 이탈이 심각한 일부 중소형 자문회사들은 수수료를 아예 안 받고 1년 후 성과보수만 받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 여러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나 장내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을 거래하는 고객을 유치하고자 수수료 인하와 경품 제공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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