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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뚫기 대신 시장 허점 공략… 잘 나가는 비즈니스 모델 과감히 버려
글로벌 혁신기업 생존전략 분석
국내 첫 이케아 매장 개장을 한달 가량 앞두고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가구공룡'이 국내 가구시장의 질서를 뒤집을 놓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값싸고 질 좋은 가구를 구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기대도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다. 5년전 애플이 국내에 아이폰을 처음 선보였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아이폰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말 그대로 재편했다. 이번에는 '가구' 차례일까. 해외발로 오는 이런 식의 충격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국내 기업의 혁신 사례는….
최근 이런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책이 2권 잇달아 나왔다. '파괴자들, ANTI의 역습'과 '어떤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가 바로 그것이다. '파괴자들…'은 바로 이케아류의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이케아와 함께 대표적인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 넷플릭스, 테슬라 등 4곳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ANTI'는 이들 4개기업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4곳 기업은 공통점이 있다. 아직 국내 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조만간 상륙이 예상되는 기업이다. 물론 이케아는 한달 후에 등장 예정이다.
책은 이들이 어떻게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었는지, 이들이 국내에 상륙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그에 따른 국내 기업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를 풀었다.
'파괴자들…'은 실용성과 단순함, 그리고 저렴함을 특징으로 한 이케아의 등장이 가구혁명이 아닌 문화혁명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한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이케아 매장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누구나 잠시 동안 북유럽(스웨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휴식처가 될 것이다. 매장에서 사람들은 이케아 '제품' 뿐 아니라 이케아 '경험'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책은 나머지 세 기업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아마존은 굳이 높은 벽을 쌓은 성을 공략하려 애쓰기보다는 상대적으로 허술한 벽을 뚫고 들어갈 것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을 타고 한국 시장에 진입한 것처럼, 킨들을 통해 아마존의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콘텐츠로 우회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테슬라 효과는 자동차와 2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전방위로 확산한다. 단순히 전기자동차 기업이라 치부하며 점유율만 놓고 보다가는 순식간에 에너지와 물류 인프라를 테슬라에 점령당할 지도 모른다.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영화나 방송을 시청가능하게 한 넷플릭스는 잘나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고 미래를 보고 적극적인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와 함께 '어떤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을 이끈 혁신 컨설팅 기업으로 통하는 파렌하이트 212의 마크 페인 CEO가 바로 그 혁신에 대해 쓴 글이다.
'어떤 생각은…'의 저자는 현재의 혁신 관행을 꼬집는다.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에 혁신은 누구나 입에 담는 진부한 단어가 됐고 남발되면서 모호해지고 실체는 사라졌다. 투자하는 돈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혁신을 기획한다는 사람들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수익성은 전혀 없는 일에 관심을 두고만 있다. 책은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갖춘 혁신을 일으킬 방법을 제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한다. 이들 책은 혁신기업들의 성공과 위협을 우리 앞에 갖다놓고 그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한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그들의 전략을 답습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두꺼운 껍질을 깨고 또 다른 파괴자·혁신자가 되기를 유도하고 있다. 바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 그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는 창의성이다. 각각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