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10일부터 3일간 불법 대선자금 의혹 등에 관한 진상조사 청문회를 열어 대선자금을 포함, 경선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의혹 등에 관한 규명에 나선다.
법사위는 10일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을 방문, 노 대통령 사돈 민경찬씨의 653억원 펀드조성 의혹 및 썬앤문 감세청탁 의혹 등에 대한 기관보고 및 증인신문을 하고 11일에는 대검찰청에서 경선자금 수사문제와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다룰 예정이다. 청문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국회에서 증인들을 불러 기관보고에서 확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 신문을 벌인다.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구속된 민경찬씨는 금융감독원 및 국세청 기관보고 때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고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국민은행에서 1조원을 대출받은 뒤 증권시장에 투자해 얻은 2,000억원을 총선자금으로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김대평 금감원 은행검사2국장은 금융감독원 및 대검찰청 기관보고 때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검찰청 기관보고 및 증인신문에는 지난 2002년 대선후보 경선자금과 관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 2,000만원을 줬다고 고백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정동영 의장의 후원회장인 한영우씨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은 청문회 3일 모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민주당이 50억원 불법대선자금 의혹을 제기한 D사 김모 회장과 D캐피탈 한모 사장 등은 12일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노 대통령의 일부 핵심측근 등이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어 `반쪽 청문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노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들춰내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상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은 검찰의 편파수사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대선 패자에 대한 일방적인 수사`라는 인식을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청문회 개최를 주도한 민주당은 `민경찬 펀드`와 관련한 경찰의 축소수사 의혹에 초점을 맞춰 철저히 `민경찬 청문회`로 이끌어간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중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과 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경선자금 등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수집한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할 작정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근거없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노 대통령을 흠집내려 한다며 보이콧은 물론 물리적 저지도 검토하고 있어 3일간의 청문회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