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강산업/‘불황 탈출’ 불빛이 보인다

◎수출 점차회복·열연강판 국제가 반등 움직임/아연도강판·후판도 국내외 수요급증 ‘청신호’/자동차·건설경기 위축… 냉연강판·선재 공급과잉 우려경기침체의 여파가 전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초부터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철강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유럽의 일부 업체들이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부터 철강경기가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철강경기 전망과 주요업체들의 97년 경영전략을 특집으로 꾸며본다.<편집자 주> 내년 철강경기는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하락세를 보여온 열연강판 국제가격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경기냉각에 따라 위축됐던 수요산업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판단에서 나온 전망. 하지만 지난 94년이나 95년 수준은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먼저 내년 조강소비증가율은 경기침체에 따른 제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96년 예상증가율(6∼7%)보다 크게 떨어진 5.3%를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재의 주 수요처인 건설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건축허가 면적은 올해 1% 미만의 증가가 예상되며, 97년에도 1.2%의 미미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철강소비 동행지표인 제조업의 수출증가율도 올해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철강생산은 크게 늘어나 철강업체들의 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기로업체를 중심으로한 생산능력 확대에 힘입어 올해보다 9.1% 늘어난 4천3백3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철이 내년 9월 제3후판공장 가동에 들어가 제강능력을 60만톤 가량 늘리고 인천제철은 7월에 대형전기로를 통해 1백20만톤 규모를 증산하게 된다. 한보철강도 제강전기로 3백만톤을 내년 8월부터 가동할 계획이고 동국제강은 연산 1백40만톤규모의 설비를 10월 준공하는 등 모두 6백2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 확대가 예정돼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크게 늘어난 철강수입은 97년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재고조정 노력과 함께 97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철강수입가격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포스코경영연구소를 비롯한 업계가 내다본 「97년 주요품목별 수급전망」을 통해 내년 철강경기를 살펴보자. ◇열연강판=내수는 올해 1천8백39만3천톤(추정)보다 6.6% 늘어난 1천9백60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열연생산은 내년 4월 가동예정인 한보철강의 3백만톤 생산능력 확대와 7월의 포철 제1열연 10만톤 신예화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10.8% 증가한 2천6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포철 미니밀 생산이 97년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기존 수입재를 대체하는 한편 수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96년 하반기로 오면서 점차 회복세를 나타낸 뒤 97년에는 올해보다 18.7% 늘어난 3백4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96년 수출은 2백87만톤에 그쳐 작년보다 7.3% 늘어나는 저조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냉연강판=국내경기가 한층 더 하강할 것으로 전망돼 냉연수요는 올해보다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냉연제품의 주수요처인 자동차산업 생산증가율도 올해의 11.7%에서 내년에는 8.8%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건축 및 기타제조업의 회복도 어려울 전망이다. 97년 냉연수요는 올해보다 6.2% 증가한 3백20만7천톤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냉연업계가 그동안 대규모 신·증설 및 합리화투자를 실시한 결과 이들 설비가 대부분 97∼98년에 집중적으로 완공될 예정이어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한보철강이 조성중인 연산 1백50만톤 규모의 냉연설비가 내년 상반기 가동되고 하반기에는 포철의 광양 제4냉연 1백80만톤이 가동될 예정이다. 이경우 냉연제품 생산량은 올해보다 15.8% 늘어난 5백27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연도강판=포철의 광양 제4냉연 신설과 한보철강의 당진공장, 동부제강 아산공장 등의 라인가동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아연도강판의 97년 생산량은 3백87만톤으로 올해의 3백45만8천톤(추정)보다 10.1%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들어 경기가 상승세를 타더라도 회복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 아연도강판 내수는 올해보다 10.5% 늘어난 3백20만6천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국제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보다 19.7% 늘어난 1백11만6천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은 국내 수요산업의 경기위축과 내수 공급과잉 재고물량 조정으로 5.6% 늘어난 39만7천톤에 그칠 전망. ◇후판=조선건조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후판의 사용비중이 높은 공공부문의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져 후판수요는 올해보다 4.6% 늘어난 5백3만2천톤으로 예상된다. 올해 생산은 설비가동률 향상에만 의존해 작년보다 2.5% 늘어난 3백65만톤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는 포철 1백만톤, 동국제강 1백50만톤의 설비가 각각 완공되지만 가동시기가 각각 9월과 12월 하반기로 계획돼 있어 순생산증가는 약 20만톤에 그칠 전망이다. 95∼96년 상반기 급증세를 보이던 후판수입은 내년에는 4.7% 늘어난 1백69만4천톤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선급재와 건설용 고급강의 국내공급 부족현상이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재=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른 철강 품목들보다 빠른 속도로 경기 둔화세를 보인 선재산업은 지금까지도 내수둔화에 따른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에 소요되는 철선과 철못 등 연강선재의 경우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동남아 등 저가품의 수입증가로 가격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용 선재도 수요부진으로 유통업체의 재고가 이미 적정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수요는 올해보다 4.5% 늘어난 2백81만톤에 그칠 전망이나 재고증가를 감안한 실질소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여 선재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공급은 올해대비 1% 늘어난 2백10만톤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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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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