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겨울철 건강관리] "뇌졸중, 젊다고 안심마세요"

성인장애 원인질환 1위<BR> 환자 ⅔가 65세 이상 불구 50대 이전도20%나 차지 <BR> 폐경기 여성 발생률 증가<BR> 규칙적 운동·금연등 필요

뇌졸중(腦卒中)이라는 말을 풀이하면 ‘뇌에 졸지에 풍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뇌혈관 질환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것은 뇌혈관에 질병이 발생하여 뇌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뇌의 무게는 일반적으로 체중의 5%밖에 되지 않지만 총혈액 중 15~20% 정도를 공급 받는다. 즉 뇌는 인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3~4배의 혈액을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뇌에는 혈관이 많아 혈관장애로 인한 문제도 많이 발생한다. 뇌는 주로 산소와 포도당을 영양분으로 사용하는데 이 두 가지가 잠깐이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뇌신경 세포 기능은 바로 마비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신체기능의 이상을 부른다. 이것이 바로 뇌졸중이다. 삼성서울병원 이광호(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수도관이 녹슬어 막히거나 펌프가 고장 나거나 상수원 물이 고갈되면 물이 나오지 않게 되는 것처럼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허혈성(虛血性)과 수도관이 파열되어 물이 나오지 않고 옆으로 새는 경우처럼 출혈성(出血性)이 있다”고 설명했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이나 혈관 안 혈전 같은 것이 떠다니다가 혈관을 막는 색전증에 의해 뇌혈관이 막혀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두개골 안에 발생하는 동맥경화증에 의한 뇌졸중이 많으며 뇌색전증은 서양에 비해 빈도가 낮다. 그러나 최근 허혈성 심장병이나 노인성 심장질환이 증가하고, 경동맥같은 두개외 혈관의 동맥경화증이 차츰 증가하기 때문에 이차적인 색전증도 증가하고 있다. 출혈성 뇌졸중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혈압 환자에게 발생하는 고혈압성 뇌내출혈로 한국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데 전체 뇌졸중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고혈압을 적절하게 치료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차츰 감소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지주막하출혈인데 이것은 선천적으로 동맥의 벽이 약해진 부분에 꽈리모양으로 불거져 나온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발생한다. 뇌졸중은 어느 나라에서나 주요 사망원인이며 성인에게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질환 1위이다. 통계청 발표 2000년 한국인 사망통계를 보면 암질환(10만명당 122.1명)에 이어 사망원인 2위(10만명당 73.2명)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암은 위암, 폐암, 간암 등 모든 암을 합한 것이므로 단일 질환으로 보면 뇌졸중이 사망원인 1위라고 할 수 있다. 뇌졸중은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기 때문에 발병원인을 말할 때 '원인'이라는 직접적인 용어보다는 '위험인자'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많이 갖고 있을수록 뇌혈관에 문제 발생소지가 높다. 예를 들면 ▦고령 ▦고혈압 ▦당뇨병 ▦흡연 ▦뇌졸중을 앓은 병력 ▦심방세동 ▦좌심실비대 ▦고지혈증 ▦비만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손꼽히는 주요 위험 인자이다. 그 중 고령이 가장 위험한 인자이다. 나이가 들면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 해도 신체의 다른 조직처럼 뇌혈관도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 잘 생기고, 심장도 특별한 병이 없어도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뇌졸중 환자의 2/3이상이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며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생율도 급증한다. 최근 한국에서 노령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뇌졸중 환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젊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체 뇌졸중의 20% 이상이 50대 초반 이전에 발생하고 있어 노년이 되기 전에도 위험인자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에 노출될 수 있다. 성별로 볼 때 뇌졸중 발생확률은 여성보다 남성이 1.3배 정도 높다. 그러나 위험인자가 있으면 오히려 여성들이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 특히 50세 경에 겪는 폐경기를 지나면서 여성들의 뇌졸중이 현저히 증가한다. 그것은 혈관 보호효과를 가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일찍 폐경이 되거나 자궁이나 난소의 질병 때문에 일찍 난소를 절제한 경우에 동맥경화증이 빨리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폐경기 여성들은 여성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조치(호르몬 대치요법 등)를 취해야 한다. 다음은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뇌출혈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에 의한 뇌경색도 잘 일으키기 때문에 뇌졸중의 위험 요인이다. 한국에는 아직 고혈압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이 많다. 선진국에서는 고혈압 치료를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시한 결과 뇌졸중을 현저하게 감소시켰다. 보통 성인의 10~15%가 고혈압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따라서 고혈압을 잘 치료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뇌졸중 발생율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이 받는 부담이 커서 좌심실비대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여러 연구에 의하면 이것도 중요한 위험인자다. 따라서 고혈압은 철저하게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뇌졸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선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다. 비만증이 있으면 체중을 줄여 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흡연과 음주는 금하고 스트레스는 빨리 푼다. 의사가 처방 한 약은 성실하고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도 필수다. 뇌혈류를 함께 떨어뜨리는 고혈압 약을 남용하면 뇌졸중으로 쓰러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투약해야 한다. 심방세동, 심판막질환, 심근경색, 협심증, 울혈성 심부전증, 좌심실비대 등과 같은 질병이 있으면 뇌색전증이 잘 발생한다. 특히 심방세동은 원인질환과 상관없이 매우 중요한 뇌졸중 위험인자로 그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뇌졸중 위험이 5배나 증가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있으면 목에 있는 경동맥에 동맥경화성 협착증이 자주 발생해 이차적인 뇌졸중을 일으킨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심판막질환에 의한 뇌졸중이 많았지만 현재에는 심방세동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때문에 생긴 뇌졸중이 많다. 동맥경화로 인해 팔다리의 말초혈관이 막혀도 뇌졸중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심장질환이나 동맥경화성 말초혈관질환이 있으면 전문가의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당뇨병은 전신에 동맥경화증을 잘 동반하는 병으로 뇌졸중환자의 약15%를 차지한다. 고혈압 환자나 흡연을 즐기는 당뇨환자는 뇌졸중이 더욱 잘 생긴다. 당뇨병이 있으면 일차적으로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아 개인의 상태에 맞는 관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상영 의학전문기자 sane@sed.co.kr 뇌졸중은 어느 나라에서나 성인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질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빈발한다. 뇌졸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명지성모병원 관계자가 뇌파검사를 하고 있다. ◇증상은 어떤 게 있나 뇌졸중의 증상은 다양한데 평소에 알아두면 유익하다. 팔다리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운동마비, 감각이 둔해지는 감각마비, 저리고 시린 이상감각,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실어증 등이 대표적이다. 한쪽 눈이나 양쪽 눈의 시야가 부분적으로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 또는 주위 물체나 자신이 빙빙 도는 어지러운 증상, 그리고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는 증상도 있다. 그리고 잘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팔다리에 힘은 있으나 운동을 조절하기 어려운 실행증이나 운동실조증, 걷기 어려워지는 보행장애, 발음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도 나타날 수 있다 전조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의 20~40%는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일과성 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이라고 하며 뇌졸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뇌동맥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뇌기능 장애가 나타났다가 다시 뇌혈류가 흐름으로써 증상이 바로 사라지는 것이다. 보통 30분 이내 모든 증상이 사라지지만 수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오래 가도 하루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생한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10배나 높다. 특히 처음 1년 동안은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이다. 따라서 매우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방치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이것은 뇌혈관계에 심각한 질병이 있음을 시사하는 현상이므로 뇌졸중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 즉시 전문의를 찾아 그러한 증상이 발생한 이유를 규명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뇌혈관질환에 의해 발생한 TIA라면 뇌졸중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동맥경화증이나 심장질환등에 대한 약물의 투약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뇌졸중 위험인자들의 조절에도 최대한 역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흡연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끊어야 하고, 고혈압 환자는 철저하게 혈압을 조절하고, 당뇨병 환자는 적절한 혈당치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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