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재력가를 납치해 돈을 빼앗은 강도들에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강도들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범행의 표적을 정하고 신상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3월 카드빚과 대출금을 갚지 못해 고민하던 이모(24)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범죄공모’ 카페에서 자신과 비슷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정모(30)씨를 만났다.
서로의 사연을 털어놓은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난국을 타개하자는데 의기투합했고 범행 표적을 찾던 이씨의 눈에 불운하게도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재력가’ A씨(여)가 들어왔다.
방송에서 그의 수입과 보유자산, 사업규모, 거주지역 등을 알게 된 이들은 A씨를 납치해 돈을 빼앗기로 결정했다. 목표를 정하자마자 곧바로 치밀한 준비가 시작됐다. 프로그램에서 얻은 기본적인 신상 정보를 토대로 피해자의 아파트에 찾아가 차량번호, 주차장소, 아파트 호수, 출퇴근 방법을 알아냈고 아파트 입구와 지하주차장의 CCTV 설치 여부까지 확인했다.
보름간 준비를 거쳐 이들은 5월 중순 새벽 2시30분께 귀가하던 A씨를 흉기로 위협해 납치했고 그의 고급 외제승용차에 감금해 8시간 동안 서울과 강원도의 은행을 돌아다니며 현금인출기에서 모두 2,730만원을 인출해 빼앗았다.
또 현금수송차량에서 돈을 훔치는데 쓰고자 총포상에서 총을 훔치려 시도하기도 한 이들은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혀 지난 6월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이태종 부장판사)는 28일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들의 정신적ㆍ육체적 피해가 심각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씨에게 징역 5년, 정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