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토지공개념 발언으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은 한 주였다. 구체적인 후속대책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매물이 드물었던 강남, 분당권에 매물 수가 눈에 띄게 늘고 매도 호가 역시 크게 떨어졌다.
매수의사가 있는 수요자들도 향후 대책을 보고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당분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은 0.69% 올라 1주 전(0.85%) 상승률에 비해 보다 둔화됐다. 강남구(1.10%), 강동구(1.05%) 등은 강세를 보였으나 송파구(-0.26%)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특히 송파구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15평 이하에서 1.92%가 하락해 주목을 끌었다. 이는 그 만큼 송파구 재건축 단지를 투자용으로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반증이다. 송파구는 가락동 가락시영1ㆍ2차, 잠실동 주공1ㆍ5단지, 신천동 시영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강동구도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둔촌1동 주공4단지 23평형은 1,500만원 하락한 4억 4,400만원, 둔촌1동 주공1단지 22평형도 1,000만원이 하락한 5억 7,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도 0.77%의 비교적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하남시가 3.93% 올라 가장 상승 폭이 높았으며, 성남시도 분당의 영향을 받아 3.42%가 올랐다.
`95` 대책의 수혜주로 떠오른 용인시는 1.92%가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호가만 높게 형성돼 있을 뿐 매도-매수자간의 가격 기대치가 커 실제 거래는 드물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지방광역시는 대전(1.97), 대구(1.26%), 울산(1.00%) 등이 강세를 나타내며 0.81%의 높은 변동률을 형성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 값 강세가 지방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셋값은 서울이 0.01%가 올라 지난 주와 큰 변동이 없었다. 권역별로는 강동권이 0.15%가 올라 강세였으며, 강서권(-0.08%), 도심권(-0.08%), 강북권(-0.04%)은 하락세였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는 0.09%, 신도시 0.04%, 광역시는 0.13%를 기록하며 전셋값이 다소 회복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집 값 급등으로 인해 전국의 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갈수록 떨어지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절반도 안 되는 49.9%를 기록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