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어린이 미술교육에 관심을

어린이 미술을 지도해온 지 20년이 지났지만 요즘 같이 어린이 미술교육이 대접받지 못한 때가 없었다. 요즘 어린이 교육은 너나 할 것 없이 영어ㆍ수학ㆍ과학 등에 매달리고 있다. 교육과정에는 어린이들에게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돼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린이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2차 대전을 치른 일본이나 독일은 잿더미 속에서 오늘의 경제 강국을 만들었다. 이들 나라에서 만들어내는 물품의 디자인이나 색채는 세계적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 나라는 미술교육을 중요하게 여겨 유아 때부터 구체적으로 미술을 지도하고 여타 중요 교과와 다름없이 미술을 중요한 교과목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러한 점 때문에 이들 국가가 오늘날의 선진국이 됐다고 확신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술교육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너와 내가 서로 다르며 나의 자랑스러운 점이나 하고 싶은 감정의 얘기들을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 미술교육은 그들 나름대로의 세계를 인정해주고 그들이 꿈꾸고 있는 세계(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중요한 교과다. 영어나 수학ㆍ과학 등은 반드시 답이 있고 맞고 틀리고가 있지만 유독 미술교과만큼은 절대로 맞고 틀리고가 없으며 잘하고 못하고가 없다. 어린이 나름대로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과인 것이다. 이 같은 창의적인 교과를 중요시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아이들이 자라 경쟁력 있는 나라의 일꾼이 됐기에 오늘날의 일본과 독일이 있는 셈이다. 나무에 나이테가 있듯이 어린이들에게는 사고의 나이테가 있다. 그 연령에 맞는 창의력 넘치는 나이테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미술교육을 해야만 한다. 그만큼 제대로 된 나이테를 만들어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력ㆍ인내심ㆍ자신감ㆍ상상력 등이 생겨난다. 이 경우 다른 교과 공부를 하는데도 능률적이고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이 생겨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와 같이 미술교육을 도외시한다면 우리 어린이들은 장차 어찌 되겠는가. 이들이 20~30년 후에 세계 어린이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필자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미술교육이 제대로 돼야 창의력이 넘치는, 경쟁력을 갖춘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나 사회에서 어린이 미술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책 관계자들 역시 미술이 영어ㆍ수학ㆍ과학 등 주요 교과만큼 중요한 과목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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