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요타車 노조 4년만에 임금 인상 요구

日경제 회복 전망따라…사측도 긍정 분위기 '노사공생 모델' 재확인<br>내년 자동차 생산량 GM제치고 세계 톱 전망


일본 도요타 자동차 노조가 4년 만에 임금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기미가 확연한데다 내년에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선두로 나설 것이 확실해지면서 노조가 마침내 임금 인상에 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다. 사측도 이러한 노조측 요구에 긍정적인 분위기여서 55년 무파업 기록을 세우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의 ‘노사 공생 모델’이 재확인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3일 도요타 노조가 내년 봄에 진행될 임금협상에서 1인당 기본급은 1,000~2,000엔 가량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조합원 5만8,000명을 거느린 이 회사 노조가 춘투에서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기는 4년만으로 노조측은 현재 구체적인 요구액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지난 2003년 사상 최대인 1조1,621억엔의 순이익을 내고도 지난 해 기본급 동결과 보너스 삭감 등에 합의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을 놀라게 했다. 일본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 판매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 목표에도 미달했다는 당시 노조측의 ‘자발적’ 진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대표 기업 도요타의 임금 인상은 일본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감안됐다. 그러나 최근 일본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다 도요타 자동차도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로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하면서 노조측이 소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도 긍정적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자동차의 회장인 오쿠다 히로시가 회장을 맡고 있는 경영자단체 니혼게이단렌(日本經團連)은 내년에 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는 지침을 최근 채택하기로 했다. 게이단렌은 지난 달 발표한 ‘경영노동정책위원회 보고’에서 “경영 환경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임금 등 근로조건 개정에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근로자의 의욕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 시점에서 임금 인상은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에 더욱 힘을 실어주며 일본 경제에도 긍정적 기능을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교도통신은 “임금 비용 상승이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일본의 경우 인플레이션 보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임금 인상은 내수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일본 경제에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 요구의 시점을 선택할 줄 아는 노조측의 ‘사려’와 노조의 합리적인 요구는 적극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사측의 ‘성숙함’이 다시 한번 빛났다”며 “노사 공생 모델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도요타는 내년 3월 끝나는 2005 회계연도에 1조2,000억엔의 순익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도요타는 내년에 900만대를 생산해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정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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