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은 김종필 총리의 당 복귀와 내각제 개헌, 양당합당, 신당창당 등 정계개편, 정치권 사정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국민회의 소속의원들은 4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지도부는 양당공조를 철저히 하라지만 밑의 기류는 전혀 그렇치 않다』며 자민련 의원들의 몽니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음해성 발언에 대해 집중 성토했다.
이들은 이날 『이번 박상천(朴相千) 총무 운영위원장 투표지지율이 저조한 것을 볼때 과연 이번 정기국회에서 양당공조가 이루어질지 의심스럽다』며 양당 8인협의회에 대해 『사진만 찍지말고 알맹이 있는 공조마련에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그동안 자민련에 대한 참았던 불만과 불신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다.
또 金총리의 당 복귀 움직임에 대해 불만이다. 국민회의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자민련이 김종필 총리의 당 복귀를 요구하는 것은 양당 공조체제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만약 金총리가 내년 2~3월 당으로 돌아간다면 이는 사실상 공동정권을 포기한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金총리의 16대 총선후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발언도 앞으로 국민회의와의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소지가 크다.
국민회의측은 내심 임기말 내각제추진을 검토하거나 아예 폐기하길 바라고있다. 오는 30일에 있을 중앙위원회에서 내각제 개헌 추진을 당헌 당규로 포함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만약 국민회의가 내각제 개헌추진을 명문화하지 않을 경우 양당간의 공조유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양당 합당등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당초 양당 합당(2) + α 형태의 거대신당을 구상했으나 金총리의 반발로 정계개편 구상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우리 당이 누구를 위한 당인지 모르겠다』며 『金총리의 한마디로 대행이 날라가더니 이제는 정계개편마저 金총리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각제 개헌추진 연내포기로 인해 궁지에 몰린 金총리를 구하려는 金대통령이 사전준비없이 신당창당을 거론, 합당을 거부하는 바램에 1+α, α+1, α+1+β 형태로 갈수록 신당창당 작업이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정치권 사정도 양당 공조체제를 위협하는 요소다. 청와대와 검찰은 성역없는 사정이 있을뿐 표적사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양당 모두 믿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자민련측은 여권 정계개편구상에 걸림돌이 되는 합당반대와 내각제 추진파에 대한 사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DJP가 위태로운 양당 공조체제속에 갖가지 난관을 물리치면서 어떻게 DJP호를 항해할지 주목된다.
장덕수 기자DS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