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 제2경제위기 곳곳 '빨간불'

亞 제2경제위기 곳곳 '빨간불'각국 금융·기업개혁 지지부진, 외채의존 급증 아시아 경제가 3년만에 다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언론들과 금융정보회사인 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 데이터, 홍콩의 컨설팅기업 PERC 등은 최근 아시아 각국이 개혁차질, 기업차입증대, 정치불안 등으로 재차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시아지역이 내부개혁을 통한 체질강화 보다는 미국경제 호조 등 외부 요인에 힙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지난 97년 위기를 불러왔던 고질적 부실요인들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경제의 성장둔화에 따른 수출감소, 외국투자자본의 이탈 등이 현실화할 경우 또다시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다. ◇미뤄지는 개혁정책=블룸버그는 일본·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 정부들이 위기 당시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금융·기업 구조개혁을 예상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특히 대미(對美) 수출이 급증하면서 경제가 가파른 성장세로 전환되자 아시아 국가들이 「이만하면 됐다」며 개혁의 고삐를 늦추고 있어 수개월내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제로금리 정책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정여건은 크게 호전됐지만 개혁의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3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지난해 겨우 0.5% 성장에 그쳐 자체적으로 성장엔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경제개혁 지연과 정치불안으로 올들어 루피아화 가치가 24%나 급락하는 등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이정부는 부실 금융기관의 즉각 폐쇄 등 위기발생 초기에 발빠른 모습을 보였지만 정치적 리더십이 약해지면서 강도높은 개혁은 물건너갔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다. 미 컨설팅기업인 ZEMI 커뮤니케이션의 앨런 K. 스토가 사장은 『아시아 각국이 표면적으로는 위기에서 탈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3년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분석했다. ◇기업 외채 급증=아시아 지역의 신디케이트 론(차관단 여신)이 급증하면서 아시아 기업들의 외채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 데이터는 10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신디케이트 론이 올 상반기 중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나 증가한 943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이 해외 금융기관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직접 차입하는 신디케이트 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 또 대기업들이 자금을 싹쓸이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무역흑자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일본은행들이 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대출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일본이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할 경우 급격한 자금유출로 아시아 지역이 또 한차례의 금융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치불안 우려고조=아시아 지역에서 활동중인 외국기업들은 아시아 특히 동남아의 정치적 위험증대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ERC는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타이완의 경우 70%가 넘는 외국기업인들이 정치불안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역시 정치불안에 대한 응답비율은 각각 60%와 51%를 기록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7/11 16:5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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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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