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그룹(21C 유통시장 재벌이 뛴다)

◎“세계적 유통강자” 해외진출 박차/끝없는 확장 “2001년 국내 매출 5조5천억”/백화점­6대 광역시 중심 체인화 7월 러 매장 오픈/물류­항공택배서 서류송달까지 전세계 배송망/컴퓨터­일과 합작사 설립 중기수출 활동지원도건설업과 자동차산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현대그룹이 유통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백화점과 물류사업을 축으로 21세기 최고 유망산업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유통산업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컴퓨터 유통망 사업에도 본격 뛰어들어 사업영역을 착실히 넓혀가고 있다. 현대그룹은 종합 유통서비스업체인 금강개발산업을 중심으로 유통사업(백화점)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물류센터, 종합 택배업의 현대물류에 이어 최근 현대전자와 현대종합상사가 일본기업과 합작으로 「티존코리아」를 설립, 컴퓨터 유통업에도 진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1년 설립, 호텔과 여행 등 관광레저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금강개발산업은 현재 전문 유통업이라 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과 한국물류센터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7년 울산에 첫 매장을 개점하면서 백화점사업에 전격 뛰어든 뒤 85년 압구정점 오픈을 계기로 서울지역에 입성,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며 완전한 틀을 잡았다. 이어 무역센터점과 반포타운 부평점 부산점을 잇따라 개설하면서 현재 모두 6개의 점포를 확보, 전국 주요거점을 중심으로 하는 체인망을 구축했다. 「고품격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추구하는 현대백화점은 매년 착실한 영업확대 등으로 매출이 지난 81년 3백43억원에 불과했으나 91년 5천1백7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4천억원대로 껑충 뛰는 고도성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백화점을 축으로 하는 유통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에도 진출, 오는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과 함께 9월에는 천호점을 개점하고 미아점과 목동점도 99년까지 단계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점은 금강개발산업을 비롯 현대그룹내 5개계열사가 공동으로 5천1백20만달러를 투자, 블라디보스토크시와 합작으로 설립하는 대지 3천3백평에 지상 11층 지하 2층의 비즈니스센터내에 들어서게 된다. 금강개발산업의 이런 성장세는 고객만족 극대화, 초우량 종합생활문화기업을 추구하는 경영목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업계에서 「고품격」의 대명사로 통하는 현대백화점은 경영목표인 철저한 고객만족 서비스제도로 그 명성을 쌓고 있다. 금강개발은 또 현대백화점을 통해 지난 90년 한국슈퍼체인협회 주도로 설립된 한국물류센터에 참여,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물류사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용인군 수지면 동천리일대 총 8만7천여평의 대지위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물류센터는 우선 지난 95년 준공한 연면적 1만1천여평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로 최첨단 자동화설비를 확보하고 있는 공동집배송센터를 통해 하루에 중소연쇄점이나 제조업체 등 4백여점포를 대상으로 1천5백여종류, 4만여상자의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각종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 금강개발산업은 21세기에 백화점을 축으로 유통판매부문 등 모두 5개부문의 사업군을 형성, 부문별 발전전략을 수립해 실행하면서 2001년 약 5조5천억원(잠정치)의 매출을 달성하고 이후 성장속도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특히 백화점부문의 경우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지역여건에 맞는 형식으로 입점하면서 전국적인 체인망을 구축할 방침이며 뉴 패밀리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개념의 슈퍼마켓시장에도 대대적으로 진출키로 하고 현재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일 사장은 『종합유통서비스업체인 금강개발은 고품격의 현대백화점과 물류사업 등을 통해 국내 유통업계 대표적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고객만족을 구현하는 철저한 서비스정신으로 성장속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백화점을 축으로 한 금강개발산업의 활발한 유통시장 개척외에도 택배 등의 업무를 하는 종합물류회사인 현대물류를 통해 또다른 사업영역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현대물류는 지난 95년 아시아나항공과 업무제휴를 맺고 항공택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백20여개 자체 영업망과 연계해 명실상부한 종합 수송 시스템을 갖춘 뒤 성장의 나래를 활짝펴고 있다. 지난 3월 부곡에 국내 최초로 첨단시스템을 갖춘 택배전용 물류센터를 개장한 현대물류는 국내 전지역 24시간 택배 서비스체제를 구축하고 서비스 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택배부문에서 개인과 기업, 항공 택배는 물론 서류송달과 창고보관 등의 업무외에도 골프용품을 골프장까지 배달해주는 골프택배까지 실시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출입 보세화물 등을 운송하는 특수운송과 해운, 항공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운송체계를 구축하고 고객들의 요구를 완벽히 소화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대물류는 21세기 육 해 공을 연계한 전세계 배송체계(일명 글로벌 딜리버리)구축을 통해 초일류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기위해 고도화된 운송기술을 축적하고 시설장비의 확충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또 서울과 대구 등지에 4개의 터미널을 신축하고 있으며 물류자동화 설비완비, 최첨단 화물추적 시스템 완료, 전국 24시간 배송체제 완벽 구축 등으로 도어 투 도어 서비스 시대를 앞당기며 단계적으로 자체 네트워크를 이용해 통신판매업 유통업 등 신규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예정이다. 지정시각 서비스와 콜 택배, 스키택배, 고가 귀중품 및 예술품 택배 등으로 취급 상품도 다양화해 갈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최근 첨단정보화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키위한 방안의 하나로 컴퓨터유통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전자, 그리고 일본 아토전자공업과 합작(현대측 75%대 25%)으로 자본금 90억원을 투입해 컴퓨터 전문 유통법인 「티존 코리아」를 설립, 국내외 다양한 컴퓨터 및 정보통신기기 판매에 나선다. 현대는 이와관련, 오는 9월 서울에 국내 최대규모인 1천평의 매장을 개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대도시에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고객지향형 토털 서비스 매장성격의 선진국형 대규모 양판점을 열 방침이며 단계적으로 미주와 아시아 등 해외 유통사업에도 본격 참여키로 했다. 현대는 특히 이를통해 중소 제조업체나 유통기반이 부족한 중견기업의 해외시장 개척활동도 적극 지원키로 하고 우선 6월부터 한글과 컴퓨터 등 국내 소프트웨어 제품을 미국시장에 공급하며 일본쪽으로도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백화점을 시발로 참여해온 유통시장에서 물류 택배 컴퓨터 유통분야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면서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중후장대」형 산업의 상징인 현대그룹이 부드럽고 유연한 성격의 유통부문에 대한 관심을 넓히면서 21세기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남문현> ◎인터뷰/금강개발산업 김영일 사장/“업계 과당출혈경쟁 지양 전문화로 역할분담해야” 김영일 금강개발산업사장(54)은 『현대그룹은 각종 건설사업 과정에서 유통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 오늘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현대의 이미지에 걸맞는 형식으로 유통시장을 계속 파고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최근의 유통시장 환경은 유례없는 경쟁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서로가 무리한 과당경쟁보다는 국내 유통산업 발전을 위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현대그룹의 유통시장 참여계기와 앞으로의 방향은. 『현대그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휴게소도 함께 설치하는 것을 계기로 유통업 진출을 위한 첫발을 디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현대중공업 등 관계사가 대거 밀집해 있는 울산지역에서 직원들의 생활편의를 지원키위해 당시 쇼핑센터(현 울산백화점)를 건설, 운영하면서 백화점사업에 뛰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즉 현대의 유통업은 건설사업 과정에서 파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현대의 이미지를 확보하면서 고객들의 만족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환경은 어떤 상황인가. 『유통시장은 경제성장과 맞물려 돌아간다. 외국 유통점들의 진출과 함께 국내 백화점들의 점포 확대전략 등이 어우러지면서 자기살 깎아먹기식의 과당경쟁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백화점은 인구나 경제규모에 비해 아직 적은 실정이다. 다만 분당이나 일산 등 일부지역에 여러 점포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통산업의 올바른 발전방향은. 『신규진입 기업들이 신중한 연구없이 유통업에 진출하면서 무리수를 많이 두고 있다. 또 한 곳에 여러형태의 매장들이 대거들어서는 것보다는 지역여건에 따라 분배된 상권을 형성해야 한다. 일정지역에 유통점들이 과밀화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할인점과 백화점은 서로 유사한 형태의 영업전략을 전개하는 것보다 각기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려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기업들은 신중하고 적절한 형태의 사업전개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강개발산업(현대백화점)의 대응방안과 성장 전략은. 『백화점은 현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품위 백화점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갈 것이다. 전문성있고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고객만족에 충실토록 할 것이다. 상권여건에 따라 가능성있는 곳이면 능동적으로 신규점포를 개설할 것이고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등 도약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전개하고 있다.』

관련기사



남문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