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이집트 사태등 불안…당분간 강세 지속

[식량 확보 경고등] 국제 식품가격 고공비행<br>국내 식품가격도 7.9%나 올라 물가 상승 부채질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국제 식품가격도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호전세뿐 아니라 이집트 등 중동 지역 정세불안도 곡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상품가격 상승은 곡물이 주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대두 가격은 지난 2일 부셸당 14.44센트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현재 14.36센트로 소폭 하락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승하는 쪽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옥수수 가격도 4일 현재 부셸당 6.785센트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설탕은 뉴욕상품거래소(NYBOT)에서 2일 파운드당 35.31달러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쌀도 3일 시카고거래소에서 오는 3월 인도분 선물가격이 장중 한때 100파운드당 16.285달러까지 오르며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식품가격지수(Food Price Index)가 전달보다 3.4% 상승한 230.7포인트로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199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흑해 지역의 심각한 가뭄과 호주 홍수, 아르헨티나 가뭄 등 자연재해와 중동 지역 정정불안이 식량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FAO는 분석했다. 이처럼 식품가격이 급등하면서 빈곤국 저소득층의 식량 안보가 위협 받고 있으며 물가 급등이 이집트 사태와 같은 사회ㆍ정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압롤레자 압바시안 FAO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가격 상승이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식품가격 상승은 저소득 국가나 저소득 가계에서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식품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전세계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집트ㆍ튀니지 등에서 발생한 사태는 단지 높은 실업률과 소득 균형, 빈부격차 때문만이 아니라 식량과 상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식품가격 상승은 갈수록 식량자급률이 낮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1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오른 가운데 식품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7.9%나 상승하며 물가상승세를 견인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 공급부문의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며 "1ㆍ4분기 중 4%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밀가루ㆍ설탕 등 국내 기초식품 가격이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분업체들은 당장 설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가격인상을 검토할 예정이고 제당업체들도 추가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 가격 상승은 곧 음식가격, 제과 값 상승으로 연결되고 전체 물가상승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