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재고와의 전쟁' 돌입
삼성전자도 연말 휴무검토·멕시코공장 조업 단축등 생산조절
이학인 기자 leejk@sed.co.kr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전자ㆍ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GM대우가 오는 12월22일부터 8일간 국내 전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국내 최대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도 해외공장 조업 축소, 연말연시 휴무 등으로 본격적인 생산조절에 돌입한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생산조절에 들어가면 수천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도 연쇄적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재고누적-생산조절-투자위축-고용감소-소비위축의 악순환이 나타나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북미 수출전진기지인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을 주4일 근무제(금요 휴무)로 전환했다. 이는 미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수요가 위축돼 재고가 누적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티후아나 공장은 전체 북미 공급물량의 90%에 해당하는 연간 400만~500만대의 TV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본사 차원에서 12월25일부터 2009년 1월4일까지 연말연시를 활용한 장기휴무를 검토하고 있다. 공휴일 및 주말을 빼면 실질적인 조업단축 기간은 5일이다. 이 같은 휴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휴무 대상에는 공정상 공장을 놀릴 수 없는 반도체ㆍLCD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이 포함된다.
삼성전자가 휴무를 실시할 경우 삼성전기ㆍ삼성SDIㆍ삼성광주전자 등 전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계열사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우젠 에어컨, 지펠 냉장고 등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광주전자는 최근 하청업체들에 다음달 생산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미리 원자재를 구매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이밖에 자동차ㆍ철강ㆍ유화 업계 등도 재고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외 판매량 줄어들고 있는 자동차는 각사가 감산에 돌입했다.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은 제강ㆍ압연공장에 순번휴무제를 도입해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유화업계는 화섬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 등의 경우 저장탱크가 부족해 감산ㆍ가동중단을 실시하고 있다. 여천NCC는 연산 40만톤 규모의 제3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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