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 선장 맞이한 KB금융 리딩뱅크로 거듭나려면

KB금융지주가 22일 어렵사리 차기 회장을 맞게 됐다.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5차 회의를 열어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KB금융 내부 출신이 KB를 이끌어야 한다는 여론에 영향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여하튼 차기 회장이 결정됨으로써 4월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발생한 KB 내분도 6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 셈이다. 뛰어난 전략가로 통하는 윤 내정자를 새 선장으로 맞게 된 KB금융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윤 내정자의 최대 과제는 KB금융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전체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1%에 달할 정도로 편중된 KB금융의 현재 사업구조로 금융 선진화는 요원하다. 새로운 리더십 출범을 계기로 KB 산하 자산운용·증권·보험·카드의 다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은행과의 유기적 발전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밖에 LIG손해보험 인수합병 작업과 조직 내홍의 시발점이 된 주전산기 교체를 잘 매듭짓는 것도 신임 회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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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내분 과정에서 드러난 KB의 민낯은 참담했다. 서로 다른 줄을 타고 내려온 '낙하산' 인사가 집안 권력다툼을 벌이는 동안 KB그룹의 실적은 수직 하락했고 하루가 멀다고 금융사고가 속출했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유럽·중국·일본 금융회사들과의 실력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정치권력이 금융지배를 탐하고 간섭하는 고질적 적폐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KB금융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새 회장은 어떤 부당한 외압에도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KB사태의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지 않아도 과거 주택은행과의 합병으로 파벌이 갈라져 있는 판에 지난 내분 과정에서 회장파와 행장파로 조직이 사분오열됐다. 이런 조직으로는 KB금융의 신성장 동력 확보가 쉽지 않다. 막중한 과제를 떠안은 신임 KB금융 회장의 분발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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