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신임 일본 재무상이 취임 일성으로 엔화 가치 하락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간 재무상은 8일 도쿄 재무성에서 취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두바이 쇼크 당시에 비해서는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지만 조금 더 약세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엔화가) 적절한 수준이 되도록 일본은행(BOJ)과 연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간 재무상의 이 같은 언급은 일본 정부가 앞으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엔화 약세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의지가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엔화 환율 수준과 관련해 간 재무상은 "경제계에서는 달러당 90엔대 중반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고 언급해 현재 1달러당 92엔대인 엔화 가치의 조정폭을 3~5%가량으로 잡고 있음을 드러냈다.
간 재무상은 또한 정부의 부양규모를 확대, 디플레이션 방어에 나서기 위해 올 회계연도 예산안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회계 등 총 207조엔의 올 회계연도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내년 3월 끝나는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심사에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간 재무상은 전임자였던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재무상과 달리 엔화 약세 및 정부 지출 증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인물이어서 이번 인선에 따라 일본의 재무정책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