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50년만에 처음 갖는 가슴 짜릿한 감격적인 장면들이 벌써 연상되기도 한다.멋지고 화려한 관광선을 타고 깊고 푸른 동해를 헤치며 우리나라 제1경인 금강산으로 달려간다.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노구를 이끌고 관광단 속에 섞여 남다른 감회를 맛볼 것이리라.
그러나 우리 국민들중 상당수의 사람들과 필자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鄭회장과 관광객의 출항을 적극적으로 반대할 의사는 없지만 뭔가 허전하고 캥기는 뒷맛을 뿌리칠 수가 없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와 북한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실업자가 200만에 가까울 정도로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때에 금강산 관광이 말이나 될 법 한가.
쌀 받아먹고 잠수함 침투시키고, 소 받고 잠수정 내려보내는 북한 지도자들을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한편 오는 2004년까지 현대는 금강산 지역 독점개발권을 갖는 대신 무려 9억6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북한당국에 제공해야 한다.
금액이 너무 많은 것도 마음에 걸리지만 그것은 사업하는 사람들의 계산도 깔려 있으니 일단 믿어보기로 하자. 유전개발도 있고 서해안 공단조성도 있다니까.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몰고 올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남북경협을 촉진시켜 남북한간의 관계개선을 도모해 통일의 그날을 앞당기는 전향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엔이나 미·일 등 선진국들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여부에 우리나라 사람보다 몇 배나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때에 우리는 무신경하게 북한땅 관광에 흥분하고 있으니 뭔가 잘못된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