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매출 성장률이 40여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치달을 조짐이 역력해지자 미국 유통업체들이 눈물겨운 판촉전에 나섰다.
AP통신은 일부 유통업체가 고객의 가격흥정 시도까지 봐주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미 가전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경쟁사인)서킷시티나 월마트에서는 같은 물건을 더 싸게 판다"며 할인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할인을 해줬다고 전했다.
펜실베니아대학의 스티븐 호크 경영학 교수는 "판매업자들이 요즘처럼 절실한 상황에서 가격 흥정을 않는 소비자는 바보나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유통업체의 교환 및 환불 정책도 보다 유연해졌다. 뉴욕의 한 옷가게에서 근무하는 앨런 첸은 "2달 전 발행한 영수증을 들고 온 고객에게 옷을 교환해줬다"며 "경제가 어렵다보니 원래의 교환 규정을 어기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고 전했다. 40~60% 세일은 흔한 풍경이 됐다.
심야영업이나 크리스마스 및 1월1일 영업을 불사하는 가게도 예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는 주요 도시의 백화점을 크리스마스까지 24시간 열 계획이다.
미 최대 장난감 판매업체인 토이저러스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 가운데 16%가 심야 쇼핑을 선호하는 데다가, 유통업체들 입장에서도 심야에는 전기세가 더 싸고 인력도 적게 필요해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상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미국 댈러스의 한 쇼핑몰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아마드 파피아는 "손님들이 구경하러 들어오지조차 않는다"며 "최고 대목인데 장사를 망쳤다"고 울상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