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용인 한국외대 강연

미래·능력 먹고사는 자만이 성공… 과거·타이틀은 버려라<br>멋진 인생은 스스로 만드는 것… 학교의 명성에 연연하지 말길<br>돈 더 준다고 회사 옮기면 안돼… 평생 임금 극대화에 중점 둬야

10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용인 한국외국어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에 강연자로 참석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세상의 변화, 새로운 가치에 주목하자'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용인=이호재기자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가치에 주목해야 합니다."

강방천(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10일 용인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 특강'에서 "치열하게 자신을 둘러싸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으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상력만큼은 스티브 잡스 못지않게 자신이 있다"고 운을 뗀 강 회장은 오늘날 자신을 성장시킨 원동력으로 라디오와 지도를 꼽았다. 어린 시절 하루에 배 한 대만 오가는 신안의 암태도라는 섬에 살았다는 그는 "TV가 없는 동네에 살면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매일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며 "TV를 보며 자란 친구들이 뉴스의 장면을 눈으로 보는 동안 나는 뉴스의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야 했고 그 덕에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월남전이 시대적인 이슈였던 만큼 라디오 뉴스의 단골 메뉴는 월남 파병군인들의 승전 소식이었다. "칼과 탱크로 베트공들을 우리 군인들이 물리쳤다는 뉴스가 들려오는데 칼의 모양부터 탱크의 규모, 싸우는 장면까지 모든 것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더군요." 강 회장은 심지어 커다란 지도를 펼쳐놓고 대한민국 작은 섬을 출발해 때로는 월남으로, 때로는 더 나아가 미국과 유럽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축적과 확대를 통해 세상을 보여준다는 지도의 특성상 자연스레 현미경적인 치밀한 시각과 망원경적인 원대한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며 "이것이 지도가 내게 준 또 다른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왜 나는 이런 촌구석 섬마을에 태어나서 TV도 못 보는가'라는 불평도 했을 법하지만 강 회장은 오히려 "주어진 어떤 환경도 잘만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긍정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강 회장이 인재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도 상상력이다. "요즘 친구들을 보면 사실을 많이 알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단계로 뛰어넘지는 못합니다. 사실을 알면서 그 사실을 남들과 달리 해석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강 회장은 4년 전 신문 한쪽에 실렸던 '중국인 유학생 증가'라는 기사를 떠올리며 "당시 기자는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이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접근으로 해석했지만 나는 '늘어나는 중국인들이 지갑을 여는 기업을 찾아 투자해야겠다'고 해석했다"며 "사실을 바탕으로 다른 해석을 내렸다면 과감한 행동으로 연결 지어 가치를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을 아는 것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그 시간에 남들과 다르게 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해석이 틀릴 수 있다는 점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강 회장은 강연 내내 이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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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로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강 회장은 "세상은 새 생산요소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자가 성공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새로운 생산요소로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그동안 가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생산의 3대 요소가 사람ㆍ토지ㆍ자본이었다면 이제는 이 3개 요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치가 생산되고 있다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과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등 아이돌 스타들의 한류 열풍 주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유튜브ㆍ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새로운 매체환경이 없었다면 이 같은 성과도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오랫동안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제4의 생산요소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요소를 발견하고 지배하는 사람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키움증권'을 '제4의 생산요소'에 일찍이 주목한 성공 사례로 꼽았다. 온라인 기반의 증권사로 현재 직원 수가 350여명인 키움증권은 전체 증권업계 종사자(3만명)의 0.15%에 불과하지만 17%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미래와 능력을 먹고사는 사람이 될 것도 주문했다. 평소 직원들에게 '두 가지는 먹고 두 가지는 버리라'고 말한다는 강 회장은 먹어야 할 두 가지로 '미래와 능력'을, 버려야 할 두 가지로 '과거와 타이틀'을 꼽았다. 과거와 타이틀에 연연하는 순간 퇴보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들이 모두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현재의 수익률을 잊고 산다"며 "미래와 능력을 먹고사는 자만이 조직에서, 더 나아가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 팽배한 학벌주의에 대해서도 "스스로가 멋진 인생을 만드는 것이지 학교라는 타이틀과 그 학교가 만들어온 과거의 명성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인생의 후배이자 모교 후배인 학생들을 향해 "당장의 월급이 아닌 평생 임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에 중점을 두라"며 "단기적으로 '월급을 더 준다'면 철새처럼 회사를 옮기는 행동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조언했다.

●강방천 회장은

▲1960년 전남 신안군 암태도 ▲1979년 목포고 졸업 ▲1987년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졸업 ▲1987년 SK증권 입사 ▲1989년 쌍용투자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4년 동부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5년 이강파이낼셜서비스 전무이사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대표(회장)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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