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정국 금주 고비/청와대 「타개책」 준비중?

◎검찰 수사결과발표후 25일께 대국민담화/국면전환·대선겨냥 “경제살리기” 본격화한보사건이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가 자신의 한보연루설을 제기한 국민회의 의원(한영애,설훈)에 대해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를 제기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 대통령이 모종의 정국수습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한보 사건과 관련, 더이상 피의자 소환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현철씨 고소사건을 마무리하고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철씨가 비록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받는 것이긴 하지만 한보사건과의 관련여부를 검증받는 공식절차로 볼 수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수석들의 보고를 듣기만 했을 뿐, 한보사태 등 현안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보수사기간중 침묵으로 일관한 김대통령이 아직도 입을 여는 시기를 탐색하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김대통령은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된 후 오는 25일 취임 4주년을 맞아 대국민 담화형식을 빌어 한보사태에 연관된 측근들의 비리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했으니 수사결과가 나온 후 입장을 밝힌다는 것이다. 이번주에는 임시국회도 열린다. 앞으로 한보청문회도 열리고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충돌도 예상할 수 있다. 현철씨 고소사건의 판정결과에 따라서 여야간 입장에 현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김대통령은 그런 와중에서 담화로써 한보사태에 대한 부담을 일단 덜고 나서 경제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실은 경제살리기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사실상 경제살리기를 국정의 중심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은 지난해 10월 남미방문 직후부터였다. 그러나 10%경쟁력높이기 운동을 제기한 직후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경제에 집중을 못했고 또 연말부터는 노동법개정문제를 둘러싼 파업사태로 힘을 소진했다. 한보사태는 나쁜 경제에 결정타를 가한 셈이다. 이제 기업경영난, 수출부진, 국제수지 적자 등 경제난이 일정 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한보사태를 마무리짓고 경제현장의 활력회복에 모든 역량을 투입한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계획이다. 그래서 김대통령은 취임 4주기(2월25일)때 경제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후 기업체, 시장 등 경제현장을 직접방문하고 근로자, 기업, 소비자,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에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경제살리기와 경쟁력제고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조기 당정개편 가능성을 일단 배제시켰다. 이는 어려운 국면에서 말을 갈아타기보다는 지난해 8월 들어선 현재의 경제팀을 포함한 현내각에 다시한번 기회를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든 정국수습의 가닥을 경제살리기와 민생안정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다. 경제살리기가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이 청와대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보사태를 둘러싼 의혹이 충분히 풀리지 않았다는 정서가 국민들을 지배할 경우 이같은 정국해법이 제대로 먹힐지는 미지수다.<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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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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