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민 86% "차이 못느껴" vs 서울시 "승차거부 줄어"

서울 택시 요금인상 1년… '서비스' 엇갈린 평가

시민은 개선 안된 서비스로 승차거부·불친절 등 꼽아

택시기사들도 고충 호소… "처우 개선 불만족" 62%


서울시 택시요금이 오른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시민 10명 중 9명은 서비스 질 면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의회가 조사연구 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시민의 86.2%는 택시요금이 오르기 이전과 이후의 서비스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10월8일부터 20일까지 시민 1,6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택시 기본요금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른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시행됐다. 응답에서 조금이라도 개선됐다고 한 응답은 11.9%에 그쳤으며 오히려 나빠졌다는 답변도 1.9% 있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30대의 경우 92%가 차이를 못 느낀다고 대답했다.

시민들이 택시요금이 오를 당시 가장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부분은 승차거부(28.0%)였다. 기사의 불친절(20.2%)과 신호위반 등 난폭운전(8.2%)도 요금 인상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던 분야였다. 그러나 실제는 이와 완전히 달랐다. 택시요금 인상 이후 가장 개선되지 않은 서비스를 물어본 결과 시민들은 택시 승차거부 문제를 28.0%로 가장 많이 지적했고 불친절(17.65%)과 난폭운전(8.7%) 등이 뒤를 이었다. 개선되기를 바랐던 순서대로 개선이 안 된 것으로 느끼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생각은 시민들과 정반대다. 서울시 택시물류과의 한 관계자는 "택시 서비스 문제의 핵심은 승차거부인데 지난해 10월 요금 인상 이후 승차거부 신고는 가장 많은 신고가 들어오는 다산콜센터를 기준으로 38%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설문조사 대상과 방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서울시의 택시 서비스는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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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행정당국의 시각이 정반대로 엇갈린 만큼 택시 정책 개선에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택시 기본요금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리면서 택시 서비스 개선과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이 가운데 서비스 개선 부문에서 시는 당초 예상한 효과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는 반면 시민들은 불만족스럽다고 생각함에 따라 객관적인 정책 평가가 어렵게 됐다.

택시기사들도 인상 이후 나름의 고충을 호소했다. 같은 기간 택시기사 5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4%는 요금인상 이후 처우개선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보통'은 34.4%, '만족한다'는 3.2%에 그쳐 96.8%가 요금인상 이후 처우개선이 그저그렇거나 불만스럽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법인택시기사의 경우 응답자의 60%가 소속 회사 측의 처우개선 노력을 부정적으로 봤다. 회사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은 5%에 그쳤다.

기사들 월급의 경우에는 43.2%가 올랐다고 답한 반면 34.8%는 변화가 없고 22%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요금인상에도 기사들의 56.8%는 수익에 변화가 없거나 줄어든 것이다. 구체적인 액수를 보면 월급이 올랐다는 이들은 평균 18만9,583원 증가했다고 했고 줄었다는 이들은 평균 20만7,636원이 줄었다고 했다.

한편 시민들이 느끼는 택시요금은 '보통(48.7%)'이라는 의견과 '비싸다(46.2%)'는 응답이 팽팽하게 갈렸다. 싸다는 의견은 5%에 불과했다. 30대 이하거나 업무용 택시 이용자, 학생들의 경우는 서울 택시요금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50%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이와 달리 기사들 중에서는 요금이 싸다(49.2%)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44.0%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비싸다는 응답은 6.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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