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통과에 재건축 향방 달려<br>공공관리자 시범지구 지정등 호재 불구<br>주민·구청 "추진위도 구성 안돼" 시큰둥<br>아파트 3.3㎡당 1,000만원 '제자리 걸음'
| 서울시 공공관리자 시범지구로 지정된 시흥동의 남서울 럭키아파트.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안전진단 통과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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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공관리자 시범지구로 지정된 만큼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인근 P공인중개의 한 관계자)
지난 1982년 준공돼 재건축 대상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남서울 럭키아파트. 이 아파트는 최근 서울시가 공공관리자제도 도입을 위한 시범지구로 지정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이 지역 일부 공인중개사들도 서울시의 공공관리자 시범지구로 지정된 만큼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매수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 달리 아파트 보유자와 구청의 반응은 대조적이다. 준공된 지 26년이 지난 아파트인 만큼 재건축은 가능하지만 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금천구청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민들로부터 아파트 설비 등에 문제가 생겼다는 불만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인근의 20년 넘은 빌라도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빌라보다 튼튼한 아파트가 어떻게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과연 공공관리자(구청장) 시범지구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남서울 럭키아파트 소유주인 이모씨도 “재건축이 가능하다면야 집값도 오르고 좋겠지만 모두들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며 “만일 안전진단 등을 통과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왜 추진위도 구성되지 않았겠느냐”고 되물었다.
시범지구로 지정한 서울시도 금천구청과 주민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모습이다. 권창주 서울시 주거정비과장은 “남서울 럭키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한 추진위 설립 이후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서울시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건축 사업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공공관리자제도 시범지구로 지정됐음에도 시세 변동이 거의 없는 상태다. 공급면적 72㎡형 아파트의 경우 현재 매도 호가는 2억3,000만~2억6,000만원에 나와 있다. 105㎡형은 3억2,000만~3억5,000만원까지 매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3.3㎡당 1,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특히 대지 지분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시세는 이례적이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72㎡형의 대지지분만도 52㎡에 달한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부터 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재건축이 당장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지 서울시의 공공관리자제도 시범사업구역 지정 이후 시세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 지역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추진위와 조합설립, 안전진단 통과 여부를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