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무용가구업계 창업열풍으로 매출 급증

며칠전 삼호물산빌딩(서초구 양재동 275-6)에서 양재역부근 일동제약빌딩으로 이사온 양재정보통신(대표 성기철). 사무실이 전보다 1.5배나 넓어지면서 이 회사도 서랍장을 새로 구입하는데 꽤 많은 돈을 썼다.벤처기업 창업열풍이 불면서 사무용가구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처음엔 조그맣게 시작한 후 회사가 커지면서 잦은 이사를 하기 때문에 사무용가구 업체들의 계속적인 고객이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극도로 위축됐던 사무용가구시장이 지난해 벤처붐에 힘입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8년말 7,500억원대였에 불과했던 이 시장은 지난해말 1조원대까지 늘었고 올해는 30%가 더 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퍼시스·한국OA 등 사무용가구 전문업체뿐 아니라 보루네오·리바트 같은 종합 가구업체들도 사무용가구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물량이 갑자기 나오면 업체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납품하는 새로운 현상도 나타났다. 사무용 가구업계의 선두주자인 퍼시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1,150억원이나 됐다. 98년말 767억원이었다. 퍼시스 기획조정실 이상배팀장은 『지난해초부터 시작된 창업열풍으로 국내 사무용가구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평택과 충주지역에 신규공장을 짓고 대형 물류센터를 확충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퍼시스는 특히 테헤란밸리 등 사무용가구 수요가 많은 벤처기업 집적단지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판촉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들 사무용가구 업체들의 매출급신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곳은 단연 지난해 수익이 크게 좋아진 정보통신업체들. 한 업체 관계자는 『가구를 바꾸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업무능률도 올라간다』며 『회사가 남긴 이익을 직원들에게 돌리는 한 방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 외에 증권사·은행 등도 구조조정 이후 객장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 교체작업을 준비하고 있어 사무용가구 수요를 키우고 있다. 바스프코리아 등 외국계 회사들도 이미지 변신을 위해 사무용 가구의 전면교체를 계획하고 있으며, 최근 사옥을 옮긴 SK그룹·한빛은행 등의 신규발주 규모도 업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사무용가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지속적이고 꾸준한 수요창출을 해주고 있다면 대형회사들은 계단식 매출신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스는 최근 한빛은행 신사옥에 20억원 어치를 납품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 리바트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해말 인천 국제공항터미널과 로비 등에 들어가는 50억원 규모의 사무용 가구 납품건도 낙찰받았다. 인천 국제공항은 내년 개장 직전까지 1백억원대의 사무용 가구가 추가로 발주된다. 한국OA는 서울 서린동 SK그룹 새사옥에 1차로 10억원 어치를 납품한 것을 비롯해 정부 대전3청사·데이콤·LG계열사 등에서 10억원 안팎의 물량을 받아놓은 상태다. 한국OA 최수영 영업본부장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올 사무용 가구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전했다. 박형준기자HJ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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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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